—내 삶의 온도는 몇 도쯤일까—
사람마다 저마다의 삶의 온도가 있습니다.
문득,
내 삶의 온도는 몇 도쯤일까—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70년대, 사춘기의 문턱에서
삶이 무엇인지조차 명확히 알지 못했던 그 시절에도
내 삶의 온도는
언제나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80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거세게 몰아치던 민주화 운동의 바람 속에서도
내 삶의 온도는
결코 식지 않았습니다.
만나는 모든 것들에,
다가오는 모든 순간들에
나는 온몸으로 달아올랐습니다.
길가의 돌 하나,
들판의 꽃 한 송이,
흔들리는 풀잎 하나에도—
나는 마음을 다해 다가갔고,
구름과 바람과 햇살마저도
사랑스러워 귀하게 품었습니다.
그들은 내게,
벅찬 눈물의 선물이었습니다.
아…
아!
아!!
아?
아?!
아~
이 모든 따뜻함을
가슴 깊은 곳에 담아 두기에는
너무 벅차고 멀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따뜻함을
입술 끝에… 혀끝에…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아!~!? …’
그렇게 뜨겁고 충만한 감정은
결국 나를
‘거리의 유관순’으로 만들었고,
‘교실의 잔 다르크’라 불리게도 했습니다.
세상을 바로 세우고
줄을 세우고
단추를 바로 채우고 싶었던
그 뜨거운 열망의 온도는
결코 낮출 수 없는
내 삶의 고유한 체온이었습니다.
여자지만,
여전히 의리 있고
불의를 그냥 넘기지 못하는 걸 보면—
나는 아직도,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는가 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공부가 가장 쉬웠고,
돈도…
사람도…
사랑도…
내겐 참 많이 어려웠습니다.
지금,
내 삶의 온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