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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바오 Mar 29. 2024

과연 커피를 줄일 수 있을까?

중국생활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이 인당 367잔으로 551잔의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라고 한다. 많이 마시는 줄 알았지만 숫자로 확인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보다 더 많이 마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인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때즈음 나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으니 그동안 마신 커피만 해도 산을 이루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많이 마시며 없으면 금단현상으로 어떻게든 찾아서 마신다. 일 년 내내 아침마다 텀블러에 커피를 내려서 출근을 하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회사에서는 믹스커피까지 간간이 마시고 있다. 여기 중국에 올 때도 김치는 안 가져왔어도 커피는 가져와 마시고 있다.  


회의하고 당떨어지면 마시고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를 끊을 수는 없어도 줄일 수 있을까?. 


중국 회사에 출근하고 한 가지 궁금했던 것이 종이컵을 아무리 찾아도 볼 수가 없었다.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컵이 없었다. 가까운 팀원들이나 다른 직원에게 커피를 권해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지 괜찮다고 하면서 사양을 했다. 커피 아니면 뭘 마실까?. 여긴 중국이고 차(茶)의 나라다. 대부분 직원들은 찻잎을 넣어 우려 마실 수 있도록 돼 있는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출근 첫날 사장님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업무 책상옆에 큰 테이블이 보였었고 그곳에 앉아 이런저런 대화를 하였었다. 당시 그 테이블은 다기 테이블이었고 항상 따뜻한 차가 있었다. 손님이 오거나 직원과 대화를 할 때면 항상 그곳에서 한다고 한다. 


회식을 가거나 식당을 가도 항상 차가 같이 나온다. 술을 마시면서도 좋고 식사를 하면서도 차를 마시면 좋다. 그러고 보니 중국의 차(茶) 사랑은 대단하다.




커피 대신 차(茶)를 마셔 보기로 하고 어떤 차를 마실지 검색하고 구매를 하였다. "황산모봉"을 선택했다. 중국에 5대 산 중 하나 황산이라는 산의 해발 1200mm에서 자라며, 연중 청명, 곡우, 입하 전까지만 재배 하고, 그 이후로 재배하는 것은 상품성이 없어 모봉차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격도 현지에서 사서 그런지 저렴한 편이다.


컵에 잎을 넣고 약 70도 정도의 물을 조금 넣어 불린 다음 컵에 물을 채워서 마시면 된다. 향과 맛이 좋은데 한국에서 먹던 녹차와 비슷하지만 끝맛은 쓰지 않고 부드럽다. 요즘은 출근 전 텀블러에 차를 우려서 가득 채워 출근하면 하루종일 우려서 마시고 있다. 생각보다 맛도 좋고 몸이 따뜻해져서 좋다. 

제일 중요한 커피 생각이 예전처럼 나지 않는 것에 나도 놀랬다. 이렇게 쉽게 줄일 수 있는데 그동안 뭐 했는지 한심하기도 하다.


차(茶)의 나라에 왔으니 다른 종류의 것도 마셔봐야겠다. 그나저나 한국에서 가져온 커피 콩과 그라인더 그리고 거름종이는 일 년을 사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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