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툰 [똑똑! 너의 마음을 열어봐] 10화
인스타툰 [똑똑! 너의 마음을 열어봐] ㅣ글: 최옥찬 & 만화: 별별
[똑똑! 너의 마음을 열어봐] 브런치는 인스타툰에서는 충분히 다룰 수 없는 심리상담 이야기를 합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있겠지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없는데 혼자 이야기를 한다면 어떠실 것 같으세요. 산에서 ‘야호’하고 외치면 메아리가 울리지요. 내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메아리잖아요. 허허벌판에서는 ‘야호’하고 아무리 외쳐도 메아리가 울리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지금 제 이야기를 들으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존중, 경청, 공감, 격려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인 자원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지치기 쉬운 삶에 힘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이번에는 경청하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세요.
스마트폰 있으시지요. 요즘은 스마트폰을 통화를 하기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수많은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듣는 데 사용합니다. 이야기를 참 많이 듣는 시대입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한 쉬도 때도 없이 말입니다. 그런데 누군가를 직접 마주하고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목소리의 높고 낮음, 강하고 약함, 빠르고 느림 등을 느끼면서 열심히 들어본 적은 언제이신가요. 이제는 동화책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옛날 옛적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그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 아이들 모습입니다. 그림이 떠오르시지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열심히 듣는 태도가 경청입니다. 마치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처럼 말입니다.
요즘은 아이들 손에 끊이지 않는 영상 주크박스인 스마트폰이나 oo패드가 들려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봐도 봐도 끝이 없는 수많은 영상을 찾아서 봅니다. 제가 봐도 재밌는 영상들과 이야기들이 참 많습니다. 예전에는 재미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을 것 같습니다. 요즘도 어린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알기 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열심히 보고 듣는 태도는 비슷해 보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야기를 끝내야 끝이 납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재미없으면 바로 넘겨버리지요. 그래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는 태도가 발달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듣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익숙해졌습니다. 재미로 열심히 보고 듣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삶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감동도 별로 없습니다. 마치 아이들이 집에 와서 엄마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일들을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들었을 때, 아이들이 말하는 내용 중에 흥분되고 감동적인 이야깃거리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좋은 엄마 아빠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귀담아듣습니다. 그것이 바로 경청입니다.
우리 마음에는 경청이 필요한 집이 하나 있습니다. 그 집에는 나를 반겨주는 엄마 아빠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집으로 돌아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열심히 들어줍니다. 우리 마음의 집에는 항상 경청하는 엄마 아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의 엄마 아빠는 어떤가요. 상담실에서 만난 사람들은 현실의 엄마 아빠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고 불평합니다. 우리 마음에는 이상적으로 기대하는 엄마 아빠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엄마 아빠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바로 경청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말입니다.
경청하는 사람은 어린아이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는 엄마 아빠와 같습니다. 상담실에서 상담사가 경청만 했는데도 감동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이 처음이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듣기는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듣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서적으로 불편감을 경험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힘들 때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까 봐 또는 싫어할까 봐 이야기를 잘 안 한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못하니까 답답하고 고통스러워집니다. 그러다 보면 우울감이 매우 커집니다.
사회적 관계에서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친구 사이에서 한 사람만 힘든 이야기를 계속 하다보면 듣는 사람이 힘들어서 관계가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여러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일상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사람들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에게 경청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경청하는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계는 상호적입니다. 일방적일 수가 없습니다. 주변에 경청하는 사람이 있다면 친해지세요. 그리고 그 사람의 이야기도 경청해 주세요.
경청하는 사람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