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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옥찬 Sep 15. 2023

살고 싶지 않은 우울장애

인스타툰 [똑똑! 너의 마음을 열어봐] 15화

인스타툰 [똑똑! 너의 마음을 열어봐] ㅣ글: 최옥찬 & 만화: 별별 

인스타툰 [똑똑! 너의 마음을 열어봐] 15화

[똑똑! 너의 마음을 열어봐] 브런치는 인스타툰에서는 충분히 다룰 수 없는 심리상담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 기분은 어떠세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이 슬픔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주변에 우울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게다가 자살에 대한 뉴스가 너무 많습니다. 자살 뉴스를 접하면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또는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는 합니다. 그런데 심리상담사로서는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자살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자살의 심리적인 원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울장애입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우울장애는 병원이나 심리상담 등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질병입니다. 어른들이 이런 말씀을 하시지요. 병을 키우면 큰 일어난다고요. 우울장애는 병이고 키우면 큰 일 납니다. 자살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기분이 좋지 않고 가라앉은 느낌이 들면 우울하다고 합니다. 우울은 감정 단어도 아니고 감정 표현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우울증으로 많이 알고 있는데, 정확히는 우울장애라고 하는 병명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울한 기분이 들 때의 감정은 슬픔입니다. 언제 슬픔을 느끼시나요?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보통 슬픔은 누군가와 이별이나 사별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상실을 경험할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감정 반응입니다.    


일상을 살다 보면 사람들이 슬픔이라는 감정을 의외로 자주 경험합니다. 슬픔의 감정은 불편하고 힘든 감정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에 집중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면서 슬픔을 느끼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잘 모를 뿐입니다. 가령, 인생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상실은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과거는 상실의 기억 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나이가 들면 젊음을 잃어버리는 슬픔을 경험합니다. 슬픔은 자연스럽게 찾아왔다가 사라지는 감정입니다. 그런데 슬픔과 비슷한 기분을 오랜 기간 자주 경험하는 우울장애는 질병입니다. 친구끼리 이야기하듯이 너만 우울하냐 나도 우울하다처럼 가볍게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우울장애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한 질병입니다. 사람들이 질병인 암은 무서워하지요. 암에 걸리면 치료하고 관리하듯이 우울장애도 치료하고 관리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10부터 30대에서는 암보다 우울장애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습니다. 왜냐하면 우울장애로 인한 자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입니다. 심지어 OECD 국가들의 자살률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한국에서는 하루에 37명 정도가 자살을 한다고 합니다. 하루가 24시간인데, 37은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모든 사람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반론의 여지가 없는 진리입니다. 그런데 자살 뉴스 앞에서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가치가 흔들리는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질병 등 개인적인 요인과 경제력 등 환경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살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우울입니다. 일상에서 우울한 기분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우울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심각한 상태에서도 병원이나 심리상담 등 전문적인 도움을 받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사람들이 다 우울한 기분을 느끼면서 비슷하게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절대 아닙니다.   

  

우울감이 심한 사람들은 상담실에서 ‘터널 속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와 같은 표현을 합니다. 우울장애에 대한 특성으로 ‘인지삼제’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우울감이 심해서 세 가지 영역인 자기 자신, 세상, 미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입니다. 매일 공허함과 절망감을 고통스럽게 경험합니다. 그러다 보니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을 생각을 끊임없이 합니다. 마치, 드라마 <악귀>에 나오는 자살귀가 달라붙는 것처럼 혼자의 힘으로는 헤쳐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전문적인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울장애는 약물치료와 심리상담을 함께 할 때 경과가 좋습니다. 우울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약물의 도움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울장애 약이 사람에 따라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울장애 약이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부작용 조절이 가능합니다. 약이 잘 맞으면 인지삼제처럼 매우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완화시키고, 무기력하고 허무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의 강도를 낮출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심리상담으로 우울에 취약했던 마음의 힘을 키우면, 이후의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사로서 우울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마음의 힘이 생겨서 상담을 종결할 때는 행복하고 기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 중에 오랜 기간 자주 우울한 상태에 있다면 반드시 병원이나 심리상담 등 전문적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셔야 합니다. 너는 왜 맨날 우울하다고 하니, 너만 힘들고 우울하냐라는 식으로 비난하시면 안 됩니다. 

   


https://youtu.be/oPN2X6SRF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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