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직장인이 읽는 이솝우화 (2)
덫에 걸려 꼬리를 잃게 된 여우가 제 모양이 하도 남부끄러워 사는 보람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모든 여우들에게 자기처럼 꼬리 없애기를 권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면 제 꼬리 없는 것이 표가 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는 모든 여우들을 부러 모으고 꼬리를 떼내라고 충고했습니다. 꼬리는 소용없는 가외 것에다가 보기 흉하고 달고 다니기가 무겁지 않느냐고 했지요.
그러자 여우 하나가 대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봐, 넌 네 목적을 위해서 이런 충고를 하는 것뿐이야."
살다 보면 온갖 사람들이 다가와 충고를 한다.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너를 위해' 하는 충고라는 것.
그런데 그 충고라는 것을 듣다 보면 이게 정말 나를 위해 하는 말일까 싶은 경우가 자주 있다.
내 생각을 해서 해주는 말이 오히려 마음만 상하게 하는 일이 많은 까닭이다.
물론 충고라는 것은 대부분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주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그럼에도 착한 직장인들은 '나를 위한다'는 그 한마디에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열심히 경청한다.
불편한 얘기일지언정 나를 위해 하는 얘기니까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꾹꾹 참아가며 듣고 있는 것이다.
듣다 보면 이게 충고인지 비난인지 모를 그런 얘기들까지.
충고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아니고 들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게 그런 충고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 그리고 묻지도 않았는데 충고를 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무례하다는 것이다.
골프장에서는 프로가 아닌 이상 상대의 부탁이 없는데도 가르치려 드는 행위는 비매너로 취급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나의 직속상관이 아닌 이상 묻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하는 충고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뿌려대는 것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다.
상대방에게 충고를 함으로써 자신이 더 낫다는 얄팍한 우월감을 느끼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던가.
(이야기 속의 여우처럼 상대를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충고를 하는 사람은 정말 최악이다)
정말로 나를 위해 하는 충고인지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진정으로 나를 위하는 사람은 충고를 했을 때 내가 상처를 입지 않을지를 먼저 염려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얘기를 해도 되는지 묻고 나서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충고의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뜻이다.
그런 충고는 귀담아 들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