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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May 01. 2024

윗몸이 일으켜진다고?!

정말 발가락 안 걸고 일어날 수 있어?


제4화 헉, 헉, 살려주세요

를 쓸 때까지만 해도 윗몸 일으켜기가 안 됐다. 발가락을 어딘가에 걸던지, 누군가 발을 잡아주던지 하지 않으면 절대 못 일어났다. 35-40도 정도의 각도에서 아등바등 버티는 내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못하는 내가 너무 웃겨서,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못 일어나서.


제9화 잠시 중간점검이 있겠습니다

때에도 윗몸 일으켜기가 되지 않아 코어강화에 더 힘써야겠다는 글을 적었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꾸준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어제 운동앱에서 또 윗몸 일으켜기가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진행 중인 운동을 따라 했고, 나도 모르는 사이 윗몸이 일으켜졌다. 그리고도 몰랐다. 2회를 하고 나서 깜짝 놀랐다.


엇, 된다!
일으켜진다!
몸이 일으켜져!!!


갑자기 흥분한 상태로 몸이 바뀌자 3회째부터는 몸이 일으켜질 듯 일으켜지지 않았다. 지금껏 만든 코어의 힘이 딱 2회 치만큼만 생겼나 보다. 나머지는 하지 못했지만 한 개라도 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다. 내 몸이 그렇게 몹쓸 상태는 아니구나. 진짜 나아지는구나! 자신감이 급상승했다.


그날 밤, 자려고 누웠다가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까 잠깐만 우연히 된 거 아니야? 진짜 된 거야? 다시 한번 해볼까?’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바닥에 누워 윗몸을 일으켜봤다.

‘된다. 또 된다. 진짜 된다! 조금이나마 근육이 생기기 시작했구나.’

기쁜 마음을 추스르며 침대 위로 튕기듯 올라갔다.


그다음 날에는 운동앱에서 나온 플랭크 40초를 중도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몸이 떨리고, 허리가 아파왔지만 40초를 끝내 버텼다. 그리고는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숨은 가쁘지만 또 하나 해냈다는 생각에 미소가 살짝 떠올랐다.


2가지 운동을 해냈다는 기쁨도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결국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큰 파도가 되어 밀려왔다. 나는 이제 못하는 것이 없다.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4개월 차 운동초보는 그렇게 자신감이 하늘높이 치솟은 채 잠이 들었다.


내일도 해야지. 운동.


이전 12화 내가 가족들에게 옮긴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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