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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Apr 24. 2024

내가 가족들에게 옮긴 그것.

전 세계 사람들이 옮길.


운동을 매일 하면서 가족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운동 같이하자고. 그리고 가족들은 그것을 매일 거절했다.


체력이 생기면서,


지친 몸에서 뿜어져 나왔던 짜증과 한숨이 줄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조금씩 바뀌었다. 또 체력이 받쳐줌으로써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원하는 만큼 발돋움을 할 수 있었다. 운동을 모르고 살았던 내가 알게 된 그 장점을 우리 가족도 느껴보길 바랐다. 운동이 그들에게 옮길 바랬다.


3개월이 넘어가자 가족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에게 운동이 옮은 것이다.


처음 시작은 아이들이었다.

내가 운동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면 아이들이 쪼르르 쫓아 들어와 운동하는 것을 구경했다.


“엄마, 오늘은 몇 분 동안 할 거야?”

“엄마, 오늘은 스트레칭이야? 근육운동이야?”

종알종알 참새들처럼 떠들어대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엄마랑 같이 운동할 사람?! “

"싫어. 안 할래."

"그래. 알겠어."


아쉬우면서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혼자 운동을 이어갔다. 그리고는 살짝 볼륨을 높였다. 트레이너의 숫자 세는 소리를 비롯해 “Great!”, “Almost there!”, “Don’t give up!” 과 같은 긍정적인 외침이 아이들 귀에 흘러 들어갔다.


그리고 가족들이 볼 때 조금 더 크게 헉헉거리기도 했다. ‘자. 이것 봐. 힘들지만 엄만 이렇게 매일 운동하고 있어!‘라는 무언의 액션이라고나 할까? 헉헉거리면서도 매일 운동하는 엄마의 모습을 본 아이들이 어느 날부터 따라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달려와 같이 하자고 할 때면 ‘Beginner’ 설정에서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운동을 틀었고, 아이들을 나보다 앞에 세워 시야를 확보시켰다. 화면에 나오는 어린이 코치도 또래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잘 따라 할 수 있었다.

출처: NTC


누구보다 움직임이 없었던 사람은 남편이었다.

"같이 운동할래?"

"아니"


단호하게 대답한 후에는 내가 옆에서 운동을 하다 헉헉거리고, 쓰러져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런 남편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녁 식사 후 산책을 다녀오자고 하는 것이다. 반가움 반, 마음이 변하기 전에 나가야 한다는 조급함 반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산책하고 들어왔다. 그렇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어 요즘은 저녁 식사 후 혼자서도 운동을 다녀오고 있다.


사람의 감정과 행동이 주변인들에게 쉽게 전달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가족들을 운동시키기 위해서 내 운동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내 모습을 꾸준히 이뤄가기 위해 시작했던 운동이 가족들에게 서서히 옮아간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건강해지는 모습에 몸도 마음도 든든해지고 있다.


가족들에게 옮긴 긍정적인 마인드의 운동이 친구들에게, 지인들에게 마구 퍼져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밝고,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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