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발아래 찰랑이는 물을 보니 긴장했다. 발을 넣어보니 살짝 차가운 기운이 돈다.
착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 수경을 떨어뜨렸다. 처음 만난 초보들끼리 난리가 났다. 수경을 주워야 하는데 다들 물을 무서워했다. 주인인 내가 큰 맘먹고 잠수를 했다. 아뿔싸. 수경이 없어 눈을 감고 있는데 물에 들어간들 수경을 찾을 수가 없었다. 물 밖에 나와서 다 같이 한참을 웃었다. 누군가가 발가락으로 수경을 집어 손에 쥐여준다. 또 다들 한참을 웃으며 천재라고 칭찬해 주었다.
이렇게 웃으며 좀 움직이니 몸이 데워져 물이 몸에 와 닿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물속에서 준비운동까지 하고 나니 이제 물과 조금은 친해진 것 같다. 내 몸이 물에 둥둥 떠서 우아하게 자유형으로 물살을 헤치며 나가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물에 이렇게 들어온 이상 인어공주가 머지않았다. 물 안에서 계속 움직이며 나 혼자만의 설렘을 폭발하며 미소 짓고 있다.
이제 두근두근하던 물은 각자의 고민으로 이제야 수영을 시작하게 된 ‘우리 반’ 사람들과의 마당이 될 것이다. 서로 안부도 묻고, 웃고, 정보도 교환하게 되겠지. 이 수영장에서.
물 안에 폭 담겨 있으니 몸을 쏙 감싸주는 것이 엄마처럼 따뜻하고 좋다. 수영 등록하길 잘했다 싶은 마음 한가득 안고 내일 아침을 기다리게 되었다. 두근두근 물, 그리고 그 속에 사람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