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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당 이종헌 Feb 02. 2018

어떤 그리움

나는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가끔은 녀석들이 자식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

그리하여 기꺼이 침대 한쪽을 내어주고

가급적 가장 좋은 먹이를 구해다 주었으며

두 팔이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털을 고르고 빗질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

어쩌다 햇볕 좋은 날에는

골목길 담벼락에 쭈그리고 앉아

함께 해바라기를 했고

밤에는 놀이터에 나가 산책을 했

아이들이 없는 놀이터의 미끄럼틀과 그네 사이를

녀석들은 신나게 뛰어다녔고

때로는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새들을 놀라게도

하지만 그것뿐이었

녀석들은 가끔 창가에 쭈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바깥 풍경을 바라보곤 했는데

그것은 분명 내가 채워줄 수 없는 어떤 그리움이었

     

20180202  hyunhae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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