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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단상
01화
치앙마이, 단상1
방음,고양이,마사지
by
구슬주
Sep 7. 2022
방음.
이 호텔은 한 층에 1개의 스위트룸,
1개의 4인실 룸을 빼고는
전부 2인을 기준으로 되어 있다.
홀수로 떨어져서 한 개의 방 이외에는
전부 커넥팅 룸이다.
왼쪽 옷장과 오른쪽 욕실 사이에 있는 커넥팅문
가족이나 친구들이 왔을 때
두 개의 방을 잡으면 방과 방 사이가 연결된.
지금 내가 머무는 방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옆 방인.
문은 두 개. 양쪽으로 잠금장치가 되어 있다.
문제는 소리까지 잠글 수 없다는 것.
방음에 취약하다.
이게 출입문
며칠이 지나고 어떤 남자 노인이 묵었다.
목소리도 엄청 크고
(청력이 떨어져서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듯싶다)
TV 소리도 엄청 크다.
다행인 건, 할아버지가 11시면 잠이 든다.
11시부터 7시까지는 쥐 죽은 조용하다.
주말 어느 날, 다른 노인들하고
바(bar)에 갔다가 사기를 당했다.
그 사기가 경찰을 찾을 수 없는 여자 문제라서
화가 나시는지,
엄청 큰소리로 여기저기에 전화해서 하소연했다.
영어권에서 온 분이라 대화 내용을
이해할 정도로 목소리가 컸다.
11시면 잠드는데.
이 날은 화가 많이 나셨는지 잠에 안 든다.
계속 듣다..
슬슬 졸리는데 할아버지 잘 생각을 안 하고
했던 이야기 또 하고,
했던 이야기 또 하고,
그래서 한국 음악을 볼륨 최고로 놓고 틀었다.
이 정도로 방음이 안되니.. 이제 좀 주무시라고.
이야기를 한 번도 안 했는데
내 의사가 전달되었는지.
바로 조용해지셨다.
나도 음악을 끄고 그렇게 잤다.
다음 날 리셉션에 내려가서
할아버지 언제 체크 아웃하는지 물었다.
나 같이 월 단위 거주자라면 내가 방을 바꾸려고.
4일 뒤면 간단다.
많이 시끄럽니?라는 질문에 시끄러운데
4일은 버틸 수 있어.
내가 조용히 하라고 말해줄까?라는
배려에 괜찮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체크 아웃하고.
다른 커플이 들어왔다.
리셉션에 이야기를 할까 고민만 하다 말았던 건.
비수기라 방이 엄청 비어있다.
이건. 엘리베이터를 기다려 본 적이 없고,
(누르면 바로 띵~ 온다)
조식 먹으러 가면 거의 혼자이거나 한 테이블 있다.
그리고 점심, 저녁, 산책 갔다 오는 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아주 드물다.
거기에 청소를 해달라. 방해하지 말라는
표지를 걸어주는 방이 내 방,
그리고 옆 방이 유일하다.
그런데 왜 꼭 내 옆방에 사람이 있는지 모를 일이다.
고양이.
산책하는 길에 고양이를 만났다.
고양이 집사는 아무나 못한다고 들었다.
하늘이 아닌
고양이가 선택하고
집사는 선택을 당한다. 고 들었다.
길거리에 있는 새끼 고양이는 가까이 가면
재빠르게 도망갔다.
산책길에 만난 애도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헉!
다가왔다.
그 작은 몸으로 장난을 치는데
주인 없었으면 주머니에 넣고 왔을 수도
있지는 않았다.
(호텔 가구 스크래치 나면 변상해 줘야 해서.ㅠㅜ)
그래서 해가 지고 5-6시경에 보러 간다.
갈 때 고양이 새끼 먹는 튜브에 담긴 먹이를
가져갔는데
고양이가 나를 안 본다.
특식인지.
새끼 고양이 5마리. 어미 고양이 한 마리.
6마리가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고양이 등이나 엉덩이만 보고 온다.
그래도 먹이를 가져갔는데
주인이 별로 안 좋아하는 듯싶어서 눈치를 살폈다.
갑자기 주인아주머니가 아저씨한테
"까오리"라는 말을 한다.
한국이라는 뜻인데
느닷없는 한국은 나를 말하지 않나 싶었다.
아저씨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한국 사람이세요?"
헐~~~
한국어 발음이 진짜 좋았다.
한국 사람이라 대답하고 조금 빠른 속도로 말하니
조금 한다고 천천히 말해 달라고 하셨다.
그래도 내가 하는 이야기를 다 이해하신다.
고양이 예쁘다고 했다.
버리지 말고. 끝까지 키우셨으면 좋겠다는 마음.
마사지.
태국 하면 마사지.
마사지하면 스웨디시 하고 쌍벽을 이루는 타이 마사지.
8년 전에 치앙마이에서 태국 마사지를 공부했다.
한 달 동안 주말 빼고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하루 종일 공부해서
자격증을 두 갠가? 이젠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취득했다.
당시에 1달 동안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나서 머릿속에 남은 생각은
받기만 하자.
그래서 태국에 오면 마사지를 받는다.
사람들이 마사지를 자주 받으면 좋다고 생각하는데.
1주일에 2번은 안 넘기는데 좋다고 들었다.
1번이 이상적이라고. 당시 슨상님이 말해줬다.
술 마시거나 몸이 안 좋을 때는 받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남자들이 그렇지만
술 마시고 3차나 4차로 많이 가서
받는단다.
10년 이상 마사지를 받으니,
마사지사가 처음 발을 누를 때 바로 안다.
잘하는 분인지. 나하고 맞는 분인지.
우연하게 받은 곳에서 너무 잘하는 분을 만났다.
그래서 이름을 물어봤는데 "앤"이라고 한다.
외국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게 영어 이름을 쓴다고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그런데 태국 사람들 원래 이름은 길다.
(방콕 도시명도 정식 명칭은 60자가 넘는다.)
그래서 그들이 부르는 짧은 이름이 따로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데,
단골이 되었다 생각했는지 압이 점점 세진다.
오늘 머리 지압할 때는
대학 해부학 시간에 배웠던 두개골 봉합 라인이
쪼개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조개 까기가 생각났다.
조개를 까서 살을 바르듯.
이 언니가 내 뇌를 꺼내려는 게 아닐까..
그런 의심이 들 정도로
압이 세서 조금만 약하게 해달라고 했다.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압은 줄지 않았다.
혹시 오늘 남편하고 싸우셨나?
그런 생각도 했다.
마사지를 받으면서 살짝 겁났다.
다 받고 나서는 아픈데 시원하고,
시원하면서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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