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카페를 위한 판매 심리학 05. 가격-품질 연상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있다. 값싼 것을 선택하면 결국에는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의미다. 저가항공사를 선택했는데 추가 요금이 발생하거나 서비스 수준이 떨어져 오히려 불편했던 경험. 싼 가전제품을 구매했는데 품질이 낮아 고장이 잦거나 수명이 짦았던 경우. 특히 가격이 저렴해 선택한 음식점에서 맛없고 신선도가 떨어지는 식 재료 때문에 오히려 불쾌한 감정이 들었던 경우. 이런 경우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역시 싼 게 비지떡이야"
제품의 가격에 따라 제품의 질을 낮게 또는 높게 평가하려는 무의식적인 충동을 심리학에서는 "가격-품질 연상"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가격이 높은 제품을 더 고급스럽고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데, 이런 선입견 때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격이 높은 제품을 선택한다. 그게 더 안전하고 합리적인 결정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원인은 사람들이 복잡한 결정을 내릴 때, 빠르고 간단한 방법(*휴리스틱)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즉, '가격이 높다'는 것이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결국 "높은 가격 = 높은 품질"이라는 등식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다.
카페 사장은 이렇게 비싸도 구매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비싼 메뉴, 곧 프리미엄 음료와 디저트를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고가일수록 구매하는 사람들이 유의미한 숫자로 존재할까?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비싸도 구매하는 사람은 일정 비율로 나타난다. 책, "고객의 80%는 비싸도 구매한다"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부지런함의 대명사인 꿀벌도 100마리들 모아두면, 그중에 20마리는 열심히 일한다. 60마리 정도는 적당히 일한다. 나머지 20마리는 일하지 않고 농땡이치고 있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상위 20%는 세일 상품은 절다로 사지 않는다. 하위 20%는 세일 상품만 고른다. 그리고 중간층 60%는 세일상품과 정가상품을 모두 산다."
그렇다. 비쌀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많은 고객들은 가격이 높을수록 품질이나 서비스가 우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비싼 메뉴를 통해 더 특별한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특히 이런 경향은 명절이나 기념일,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고가의 메뉴는 고객에게 더 좋은 원재료와 특별한 조리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인식을 주며, 그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카페에서 비싼 가격대의 상품을 제공할 때는 고객의 경험과 가게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단순히 비싼 가격대로 판매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물론 가격대만 보고 메뉴를 선택한 고객들이 있을지라도 제공되는 메뉴와 서비스가 형편없다면 지속해서 높은 가격으로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고 가격전략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재료, 독특한 메뉴 구성, 세련된 포장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이 고가의 메뉴구성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고급 재료 사용
프리미엄 상품은 일반 메뉴와 달리 차별화된 고급 재료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스페셜티 커피 원두, 싱글 오리진 원두, 유기농 우유, 프리미엄 초콜릿 등 질 높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료 자체가 주는 품질이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에게도 특별한 음료나 디저트를 제공받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싱글 오리진 원두'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거나 '제주산 프리미엄 말차 가루'를 사용해 "수제 말차 라테"를 제공하는 식이다.
2. 한정판 메뉴 제공
고가격대의 상품을 한정판으로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계절별로 나오는 한정판 음료나 디저트는 소비자에게 희소한 가치를 부여하고,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희소하기 때문에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구매하게 된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만 제공하는 "트러플 초콜릿 케이크"나 "시즌 한정 핸드드립 커피"를 제공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3. 메뉴의 스토리텔링
프리미엄 메뉴는 그 메뉴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커피나 차의 원산지, 재료의 유래, 또는 바리스타의 특별한 레시피 등을 강조하는 것이 고객의 관심을 끌고, 메뉴의 가치를 높여준다. 고객은 단순히 커피나 디저트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에 있는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길 원한다. 예를 들어 “이 커피는 해발 2000미터에서 자란 스페셜티 원두로, 손으로 직접 수확된 후 정성스러운 로스팅 과정을 거쳤습니다” 와 같은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텔링은 단순 판매를 넘어서 고객의 지적 호기심과 자부심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려는 소비자들은 '커피에 담긴 철학'이나 가게가 제공하는 가치를 알고 싶어 하고 그 가치에 동참하고 싶어 한다.
4. 고급스러운 비주얼 및 포장
프리미엄 상품의 비주얼과 포장도 서비스의 핵심이다. 세련된 디자인의 컵, 독특한 모양의 머들러와 스푼, 고급스러운 트레이로 제공되는 음료와 디저트는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고객은 단순히 맛뿐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포장이나 비주얼에 조금 더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골드 테두리 장식이 있는 컵" 또는 "고급스럽게 디자인된 커피 설명 카드"를 함께 제공한다면 음료를 맛보기도 전에 고객들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전략은 가격민감도가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특히 한 명이 높은 가격대의 메뉴를 주문하면 '*동조 효과'가 일어나 이를 따라서 주문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는 또다시 객단가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카페 사장은 높은 가격을 제시함과 동시에 합당한 가격을 받고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급재료의 사용, 한정판 메뉴 개발, 스토리텔링 기법 및 고급스러운 비주얼과 포장 등을 통해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단순히 비싼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그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특별한 경험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고 가격전략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카페 판매 심리학 기술 5.
비싸니까 질도 좋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일반적인 가격대의 상품 말고도 한 단계 높은 가격대의 상품을 메뉴에 넣어보자.
* 휴리스틱(Heuristics)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정을 내릴 때 사용하는 간단한 규칙이나 직관적인 판단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완벽한 정보가 없거나 시간과 인지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사용하는 심리적 전략이다. 휴리스틱에는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ness Heuristic),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고정과 조정 휴리스틱(Anchoring and Adjustment Heuristic)이 있다.
**동조 효과(Conformity Effect)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려고 하는 심리 현상이다. 이는 개인이 사회적 규범이나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려는 성향으로, 주로 집단 압력이나 사회적 수용 욕구에 의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특정 유행이나 트렌드를 따르거나, 다수의 의견에 동의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개인이 자신의 의견이 불확실할 때, 또는 사회적 유대감이 강할수록 동조효과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