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리던 컬리지의 디자인학과로부터 조건부 입학허가서와 입학장학금 지급 메일을 받은 이후부터는, 디자인과 커트라인을 넘기기 위해 영어 공부에 몰두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 Reading 항목에서는 점수가 잘나오고 있었고, Speaking과 Writing 항목의 점수를 올려야하는 상황이었다. 생각 끝에 공부해야하는 유용한 영어 표현들을 정리해서 메모하고 녹음한 후에 출퇴근길, 점심 시간 등의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듣고, 보고, 외우면서 시험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떠올렸다.
디자인과 커트라인 점수는 Overall 115, 항목 별 점수 95점 이상이었고, 두 달 정도 공부하면 5점 정도는 거뜬히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점수는 두 달이 지나도록 110점에서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105점과 110점 사이를 왔다갔다했다. 그리고 점수가 90점대인 항목들도 있어서 모든 항목 별 점수 95점 이상이라는 디자인학과의 영어점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지 점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출국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고, 한달 동안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가능한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영어 공부를 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응시한 시험에서도 110점이 나오고 말았다.
출국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고, 급한 마음에 휴직을 예정보다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 아이들이 등교하면 도서관으로 출근해서 영어 공부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리고 듀오링고 영어서적의 저자이자 스터디 카페 운영자의 인터넷 강의와 컨설팅을 신청해 들으면서 출국 전까지 영어 점수를 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보기로 했다.
디자인학과는 9월학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7월 중에만 영어성적을 제출하면되었지만, 아이들 무상교육이 Certificate 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유학원의 의견이 있어서 출국전에 영어점수와 최종 입학허가서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교육청에서 무상교육 심사를 받을 때, 5월학기에는 전공과 무관한 학과 그리고 9월 학기와 2024년 1월학기는 Graduate certificate 과정인 디자인학과로 무상교육 허가를 받고 싶었다.
7월 쯔음에 영어점수를 받고, 학과 변경에 대해 교육청과 추가 논의를 할 수도 있겠지만, 출국전에 확정된 입학허가서를 받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캐나다 생활을 시작하고 싶었다. 게다가 출국 이후인 5월부터는 듀오링고 시험이 달라져서 이전보다는 점수를 받기 더 어려운 방식으로 바뀐다는 소식이 있었다.
영어점수가 커트라인을 넘지 못할 경우, 캐나다에 도착해서까지 듀오링고 시험을 공부해야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아침마다 도서관으로 출근해서 영어공부를 하고 온라인 컨설팅을 받으며 정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공부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