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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architects Nov 07. 2020

인생 첫 경매 도전

돌곶이집 ep. 2

삼각형, 마름모, 오각형으로 생긴 못생긴 땅



잘 들여다보면

구도심 내 개발이 많이 일어나지 않은 지역에는

동네마다 필지를 나누다 남은 자투리땅을 볼 수 있다. 



투자 가치가 없어서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는 땅

집을 짓기에는 효율이 떨어져 버려진 땅

누군가 살다가 빈집으로 방치된 땅

누군가 무허가로 집을 짓고 살고 있는 땅


우리가 찾은 곳은 성북구의 끝자락,

돌곶이역 근처에 있는 경매물건이었다.


경매로 사게 되는 땅은 공시지가로 인해

주변 매매나 급매 시세에 비해 저렴하고

유찰이 될 경우 좀 더 싼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였다.


1968년에 지어진 1층짜리 벽돌집
오각형의 못생긴 자투리 땅


다세대 주택과 빌라로 둘러싸인 곳이었고, 

무허가로 지어졌다가 양성화 과정을 거치면서

건축물대장에 등재가 되어있었고,

2번의 유찰로 인해

한 달 뒤 3번째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경매라는 것에 무지했던 우리는 

아버지 역시 경매로 집을 마련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개략적인 절차와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컨설팅하시는 분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기로 했다.


더 이상 알아볼 곳도 없을 것 같아.
서울에서 집 구하기 정말 힘드네-



너무나 간절했다.

또다시 집을 찾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했다.

우리는 3번째 입찰이 진행되기 전부터  설계를 시작했다.


10년차 건축가로서

우리가 살 집을 설계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에

감사했고, 어떻게 살게 될까?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추운 겨울, 회사에 연차를 내고 법원에 갔다.

긴장된 마음을 붙잡고

컨설팅해주시는 분과 입찰 가격에 대해 고민하고,

예상했듯이 경쟁률이 높지 않은 것을 확인했지만

입찰 가격을 쓰는 손은 떨렸고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았다. 

대기하고 있다가 호명이 되면

앞으로 나가서 입찰보증금을 내면 되는 것이었다.

사건번호가 불렸고 낙찰자 이름이 호명되었을 때

컨설팅해주신 분과 뛸 듯이 기뻐하며 눈물 지었던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생각지 못했던 인생 첫 경매 도전은

이렇게 우연히 시작되었고,


우리의 첫 경매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TIP

부동산에서 알아본 동네의 평균 거래 가격을 알면 입찰 가격을 쓰기 쉬워집니다.

경매가 처음이신 분들은 컨설팅을 통해 절차와 적정 입찰 가격, 입찰 후 양도과정에 대한 내용을 도움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instagram.com/dolgoji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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