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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architects Nov 03. 2020

우리 어디서 살까?

돌곶이집 ep. 1

우리는 결혼하면 마당 있는 집에서 살자.
1층은 커피숍, 2층은 작업실, 3층은 우리 집-



당연하다는 듯

집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면 단독주택을 말하고 있었고

투자나 재테크에 둔감했던 우리는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이야기인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결혼 당시 10년 차 직장인이었던 우리는

낭만적인 꿈과 고민만 있었을 뿐,

구체적으로 무언가 준비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렇게 대책 없는 내 집 마련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뿌리를 내릴 두 번째 고향은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찾아지지 않는다기보다도 

찾더라도 우리가 가진 돈으로는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급등하려는 찰나였고,

대출한도마저 최저였다.


다들 어떻게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차를 사고, 

아이를 낳고, 매년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고,

게다가 반려동물까지 키우는지 존경스러웠다.


우리의 바람은 단 세 가지뿐이었다.


산책을 할 수 있는 곳

간편한 차림으로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곳

작지만 마당이 있는 곳



집을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하면서

체감되지 않았던, 돈에 대한 관점이 바뀌게 되었고,

우리가 바랬던 소박한 꿈들이 사실은

그리 소박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나 서울에서는 그런 것 같았다.


주중에는 인터넷으로 매물을 찾아보며

점심도 거르고 부동산에 들렀고,

주말에는 회사와 가까웠던

혜화동, 낙산성곽마을, 성북동을 시작으로

홍은동, 은평구, 홍제동, 이태원, 

청파동, 세검정길, 수유동, 서촌, 정릉 등을 전전하며

대략 80군데가 넘는 집을 보러 다녔다.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부동산에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고, 집을 구경하고,

부동산에서 추천해주는 다른 매물들을 보고,

집에 오면 보고 온 매물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끝이 보이지 않는 ‘미궁’ 같았다.


살고 싶은 동네지만 땅값은 비쌌고,

네모반듯한 땅이었지만 너무 좁았고,

가격은 괜찮았지만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위험했다.

 

결혼식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고,

그 당시 살고 있던 전셋집도 계약이 만기 되어

곧 나가야 될 상황이었다.


휴직을 하고 본격적으로 집을 알아보러 다니기를 3개월,

드디어 우리는 보금자리가 될만한 곳을 발견했다.



TIP

발품을 팔게 되면 주변 건물의 거래 가격도 알 수 있고 다른 좋은 물건들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부동산에 가면 숨어있는 보물을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고 온 부동산은 정리를 해두게 되면 지역별 평당 시세 비교가 쉬워집니다.


http://instagram.com/dolgoji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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