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가벼움

Dialogue 016

by BE architects

잉여의 땅

서울 부촌 중 하나인 평창동은 동네가 한적해서 무명의 예술가들이 살던 곳이었다.

처음 개발이 시작된 때는 1950년대 말, 도심에서 가깝고 주변이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주택지로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데도 서울 시내 주택 단지중 가장 땅값이 쌌던 평창동은 1970년대에 터널이 개통되고, 도로가 확장되면서 신흥 고급주택 단지로 변해갔다. 강남이 개발되기 전, 공기 좋고 전망 좋은 명당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권력가들, 재벌 일가들이 하나 둘 찾기 시작하며 새로운 권세권 마을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상위 1% 부자들이 모여들면서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땅은 왜 이제야 발견된 것일까?

이곳은 팽창도시 서울에서 단 한 번도 건축된 적 없는 생활 경작지였다.


하나의 상자, 두 개의 용도

lines and sides

좁은 골목에 면한 모퉁이 땅은 도로 확폭, 가각전제, 정북일조, 주차확보로 인해 건축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들었다. 애당초 단층의 집을 원했던 젊은 부부는 표준화된 거주공간에서 벗어나 영속적인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와 집이 결합된 3개 층의 건물을 짓게 되었다.


작가인 client에게 작업 공간이란 미완성된 작품, 개인적인 물건들, 그리고 작가의 그림 밖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단순한 작업공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창작의 과정과 작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이곳은 작가의 캔버스와도 같다.


절대로 해선 안 되는 것

건축을 하나의 작품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시각예술의 본질적인 가치를 조형에서 찾는 작가_client의 철학일 것이다. 재현이 아닌 변주, 재료와 물성을 회화와 조각으로 풀어내는 작가_client의 작품은 건축을 진행함에 있어 주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걸레받이, 몰딩, 우물천장과 같이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 외에 나머지는 건축가의 몫으로 주어졌다.


기성의 재료

lines and sides

생산라인을 통해 만들어진 기성의 재료들은 관념적인 요소나 원래의 환경으로부터 분리되어 건축의 면면을 채운다. 특정 치수와 비례로 분할, 가공된 재료들은 뭉툭하고 차분한, 이상하고 생경한 방식으로 차곡차곡 덧붙여졌다.


* 비건축사사무소_BE architects는 서울에 위치한 아이디어 기반의 설계사무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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