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의 정물화

Dialogue 015

by BE architects

열린 공간 속에 낯선 방식으로 놓인 산업의 형태들을 마주하게 되면 생활을 영위하는 단순한 사용자에서 관찰자이자 관람객으로 변하게 된다.


비건축의 건축


사용하기 위해 설치되는 것일 뿐, 감상하기 위해 전시되는 것은 아니었던 산업 오브제들은 통상적으로 감추어 존재를 부정하거나, 예술적으로 보이도록 장식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오브제들은 전통적인 건축의 요소와 구분되는 비건축적인 요소였다.


예술가의 작업이 미술관 안에서의 전시에 집중한다면, 건축가는 공간과 오브제들에 관여하며 직접 공간 속 풍경을 만들어간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 비건축의 요소들은 까맣고 납작한 벽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립적으로 세워졌고, 천장면을 따라 그대로 노출되었으며, 반복적이고, 규칙적으로 배열되었다. 일상적 경험과 인식의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비건축적이었던 오브제들은 단순한 기능의 일부가 아닌 건축이 된다.



아내 "꽁꽁 숨겨야만 했던 사물들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은 클라이언트의 선택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야. 어쩌면 현대의 산업구조와 건축에 필요한 아주 진실된 풍경일지도 모르지... "

남편 "하지만 실물을 보기 전에 선택한 것들은 항상 상상 속의 것들과 비교당해야 하는 위태로움 속에 있어.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선으로 그어 놓고 판단하길 원한다면 완전한 진실은 아니겠지.

결국 진실과 거짓이 아니라 원하는 이미지의 차이 아닐까"



우리의 목적은 사물의 창조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도구들을 선택하고, 숨겨져 있던 사물들을 건축의 다른 요소들과 동등한 위상 안에서 새로운 관계로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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