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나와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고 싶었다
MBTI가 유행한 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아직도 친구들을 만나면 얘기가 종종 나온다. 최근에는 어떤 MBTI가 가장 우수한가 에 대한, 정확히는 자신의 성향이 최고라는 친구들끼리의 토론이 이루어졌는데. 이 중 나이가 가장 많은 ESTJ는 데일 카네기의 “최악의 상황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항상 대비해야 한다” 는 말을 인용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현명하게 대비하는 건 자신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에 치사하게 카네기를 꺼낸다고? 그럼 카네기가 한 다른 말이 있는 것도 알아? “인간은 감정적인 동물이다. 항상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 어차피 대비해도 예상치 못하는 순간은 늘 다가와. 그럴 때는 P 성향의 사람이 빛을 발하는 법이지. 이미 ESTJ의 말에 반박할 준비를 한가득 하고 있던 INTP 언니는 내 말에 하이파이브를 했다. 우리는 한동안 옥신각신 하고는 와인잔을 다시 부딪혔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나는 인생의 범위를 넓혀가던 스무 살 때 보다 직장인, 그러니까 보다 진정한 어른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성향인지 꽤나 오랫동안 정의하고 나서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과 ‘아 너는 그런 타입인가 보다 ‘ 를 시작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는 했다. MBTI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은, 왜 그렇게 고민이 되는지 이해하고 싶은 그런 욕망 말이다. 우리 모두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수단에 의해서’ 정의 내리고 싶은 것이 아닐까?
너는 어떻게 그렇게 나를 잘 알아? 선배는 가끔 이런 말을 한다. 그래요? 상대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은 사실 오만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생각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경계하면서도 그 사람을 꾸준히 ‘관찰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왜냐하면 나와 다른 사람이니까. 나는 항상 나와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건 나 자신이 아주 자기중심적인 인간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너는 좀 섬세한 편이지 않나?”
“제가요? 전혀요. 그냥 제가 선배 좋아해서 그런 걸걸요”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먄, 필요와 욕망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계획을 세우고 저축을 하고, 이미 가진 것을 귀하게 여길 수 있는 법이다.
-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