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과 협업의 재설계 Part.4 | EP.1
Part 1. 왜 다시 조직행동인가(4회)
Part 2. 개인 행동과 일의 재구성(5회)
Part 3.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진화(5회)
Part 5. 조직문화와 제도의 변화(5회)
Part 6. 변화관리와 미래 전망(4회)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은 조직의 근무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한때는 ‘출근=일한다’라는 등식이 당연했지만, 불가피하게 시작된 원격근무는 오히려 예상 밖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사무실에 없어도 일이 된다”는 경험은 곧 하이브리드 근무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냈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컨설팅 기업 A사는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혼합한 방식을 도입했다. 일부 직원은 재택에서 더 높은 집중도를 보였고, 이동 시간이 줄어들자 워라밸이 크게 개선되었다. 반면, 팀 단위 협업에서는 문제가 드러났다. 회의에서 소수의 목소리만 반영되고, 온라인으로 연결된 구성원은 점차 주변부로 밀려났다. 결과적으로 성과는 유지되었지만, 팀워크는 약화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반대로, IT 스타트업 B사는 팬데믹 이후에도 전원 원격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대신 협업 툴과 화상회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며, 매일 짧은 온라인 스탠드업 미팅을 통해 팀의 목표와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직원들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팀워크는 오히려 강화되었고, 신제품 출시 속도는 빨라졌다.
이 두 사례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 팀워크란 반드시 같은 공간에 있어야만 가능한가?
-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팀워크는 어떤 의미로 재정의되어야 하는가?
전통적으로 팀워크는 ‘공간의 공유’를 전제로 했다. 함께 모여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며 눈빛을 주고받고, 즉석 회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러나 이제 팀워크는 공간적 물리성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과 공유된 목표, 그리고 신뢰를 통해 형성되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하이브리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들은 물리적 친밀감보다 공유된 가치와 목적에서 더 큰 소속감을 느낀다. 동시에, 온라인 소통에서 배제되거나 목소리가 묻히는 상황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에서 팀워크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은 단순한 제도적 문제를 넘어, 세대적 특성과 기술적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이번 장에서는 전통적 팀워크 이론을 돌아본 뒤, 하이브리드 근무가 가져온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살펴본다. 그리고 AI와 디지털 협업 툴이 이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조직이 어떤 방식으로 팀워크를 재설계해야 하는지를 탐구한다.
팀워크(teamwork)는 조직행동론에서 오랫동안 성과의 핵심 요인으로 다루어져 왔다. 전통적으로 팀워크는 물리적 공간을 공유하는 집단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었다. 이는 산업화 이후 대규모 조직 운영에서 특히 강조된 개념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리처드 해크먼(J. Richard Hackman, 1987)은 팀워크의 효과성을 설명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효과적인 팀이 되기 위한 조건을 다음 네 가지로 정리했다.
1. 명확한 목표(Clear Direction)
팀원 모두가 이해하고 합의한 목표가 있을 때, 협력은 가능하다.
2. 적절한 구조(Enabling Structure)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게 분배되고, 팀 내 자원이 균형 있게 배치되어야 한다.
3. 지원적 맥락(Supportive Context)
조직 차원의 자원, 보상, 정보가 팀 활동을 뒷받침해야 한다.
4. 전문적 코칭(Expert Coaching)
팀 외부나 내부에서 경험 많은 리더가 팀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해크먼의 모델은 팀워크를 단순한 협력이 아닌 구조적·맥락적 요인의 결합으로 이해하게 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브루스 터크먼(Bruce Tuckman, 1965)은 팀이 형성되고 발전하는 과정을 네 단계로 설명했다.
1. 형성(Forming): 구성원들이 모여 서로를 탐색하며 관계를 시작하는 단계.
2. 격동(Storming): 의견 충돌과 역할 갈등이 발생하는 시기.
3. 규범(Norming): 규칙과 협업 방식이 정착되며 안정되는 단계.
4. 성과(Performing): 팀이 높은 수준의 협업과 성과를 발휘하는 단계.
이 모델은 팀워크가 단순히 “좋은 분위기”가 아니라, 갈등과 규범 형성 과정을 거쳐야 완성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1. 공간의 공유
한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일하는 것이 팀워크의 기본 조건으로 여겨졌다. 오피스, 회의실, 현장이 팀워크의 주 무대였다.
2. 즉각적 피드백
공간을 공유하면 즉각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회의 중 눈빛이나 표정만으로도 의도가 전달되며, 비공식 대화가 협력을 촉진했다.
3. 사회적 유대
함께 점심을 먹고, 퇴근 후 회식을 하며 관계적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곧 팀워크 강화로 이어진다고 믿었다.
- 장점
물리적 근접성 덕분에 오해가 줄고 빠른 문제 해결이 가능.
비공식적 상호작용이 신뢰와 유대감을 강화.
위계가 분명해 역할 분담이 쉬움.
- 한계
공간에 묶여 있어 원격·분산 환경에는 적용하기 어려움.
위계적 문화 속에서는 팀워크가 창의성을 억제하기도 함.
집단사고(groupthink)의 위험: 친밀감이 비판적 사고를 방해할 수 있음.
전통적 팀워크 개념은 “같은 공간에서 목표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것”을 핵심으로 했다. 해크먼의 구조적 접근과 터크먼의 발달 단계는 여전히 팀 연구의 기초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들은 기본적으로 물리적 공간 공유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오늘날 하이브리드 근무 상황에서는 한계를 드러낸다.
따라서 다음 절에서는 하이브리드 근무의 확산이 팀워크에 어떤 도전을 던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팬데믹은 전 세계 조직을 실험실로 만들었다. 2020년 강제로 시작된 원격근무는 “사무실이 없어도 일은 된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이후 많은 기업은 전면 재택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 근무(hybrid work)라는 타협안을 채택했다. 사무실과 원격근무를 병행하는 방식은 이제 단순한 임시 제도가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근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직원이 일정 기간은 사무실에 출근하고, 나머지는 원격으로 일하는 근무 형태를 말한다. 구체적 형태는 다양하다.
주 3일 출근, 2일 재택(3-2 모델)
팀 단위 자율 출근
특정 프로젝트 기간 집중 출근, 이후 원격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약 70%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일정 형태의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했다. 국내 대기업과 IT기업들도 유사한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1. 자율성과 유연성
직원은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특히 MZ세대에게 중요한 가치다.
2. 생산성 향상
집중이 필요한 업무는 재택에서, 협력이 필요한 업무는 사무실에서 하는 방식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3. 채용 경쟁력 확보
지리적 제약 없이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 글로벌 인재 확보에 유리하다.
1. 의사소통 단절
사무실과 원격 환경이 공존하면, 정보가 균등하게 공유되지 않는다.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끼리 이미 합의한 사항이 온라인 참여자에게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2. 팀 정체성 약화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라는 소속감이 약해진다. 특히 신규 입사자는 조직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기회가 줄어든다.
3. 성과 측정의 어려움
원격근무자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결국 일부 관리자는 여전히 “사무실에 나와야 일하는 것”으로 간주하며 불신을 드러낸다.
4. 공정성 논란
출근 빈도가 높은 직원과 낮은 직원 사이에 차별이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 “상사 눈에 더 자주 띄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지면, 신뢰가 깨질 수 있다.
- 글로벌 기업 A사: 유연한 하이브리드 제도를 운영했지만, 본사에 자주 출근하는 직원들이 더 빠르게 승진하면서 불만이 커졌다. 결국 제도를 재설계해야 했다.
- 국내 IT기업 B사: 원격근무 확산 후 팀워크가 약화되자, 모든 팀에게 매월 1회 ‘온사이트 데이’를 의무화했다. 이는 소속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일부 직원은 강제성에 불만을 표출했다.
- 스타트업 C사: 전면 원격으로 운영하면서도 매주 온라인 스탠드업 미팅을 통해 팀 목표와 성과를 투명하게 공유해 성공 사례로 꼽혔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분명 자율성과 유연성을 제공하며, 조직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동시에 팀워크의 근간을 흔드는 소통 단절, 정체성 약화, 공정성 논란이라는 도전을 불러온다.
따라서 조직은 단순히 제도를 도입하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팀워크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이제 다음 절에서는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팀워크를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확산은 팀워크를 새롭게 정의하도록 요구한다. 전통적으로 팀워크는 “같은 공간에서 협력”하는 것을 전제로 했지만, 이제는 공간의 공유가 아니라 목표와 신뢰의 공유가 핵심이 되었다.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진정한 팀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제와 기준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1. 공유된 목표(Shared Purpose)
팀워크는 더 이상 ‘물리적 동료’와 함께하는 행위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의지에서 출발한다. 하이브리드 팀에서 목표가 불명확하면, 구성원은 쉽게 분리되고 협력은 약화된다. 따라서 목표를 명확히 정의하고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2.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물리적 공간에서의 친밀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심리적 안정감은 더욱 중요해졌다. 비대면 회의에서도 자유롭게 질문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없다면, 팀워크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3. 신뢰 기반 협업(Trust-based Collaboration)
하이브리드 팀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협력’을 전제로 한다. 리더가 일일이 감시할 수 없기에, 서로가 맡은 일을 제때 해낼 것이라는 신뢰가 협력의 바탕이 된다.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공간을 대체하는 것은 디지털 협업 툴이다. 슬랙(Slack), 팀즈(Microsoft Teams), 노션(Notion) 같은 플랫폼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라, 팀워크를 구현하는 새로운 공간이다.
- 투명성 강화: 모든 대화와 파일이 기록되므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소외가 줄어든다.
- 실시간 연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협력이 가능하다.
- 조직 기억(Organizational Memory): 기록이 남아 팀워크의 연속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이 곧바로 팀워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소통을 촉진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정보 과부하와 피로감을 초래할 수도 있다.
MZ세대는 물리적 친밀감보다 가치·목표의 공유에 더 큰 소속감을 느낀다.
“같은 사무실에 있는가?”보다 “내가 하는 일이 팀의 가치와 연결되는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의미 없는 회식보다, 온라인 협업 툴에서의 짧은 피드백과 성취 공유를 더 높이 평가한다.
이들은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팀워크의 본질이 물리적 거리감이 아니라 심리적·가치적 연결성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 글로벌 IT기업 A사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 분산된 팀을 운영하면서, 팀워크 유지를 위해 “목표 재확인 미팅”을 주 1회 진행했다. 단순한 업무 보고가 아니라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반복적으로 공유함으로써, 구성원들은 물리적 거리를 넘어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2. 스타트업 B사
노션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협업 환경을 구축하여, 모든 아이디어와 의사결정을 기록했다. 구성원들은 “내가 어디에 있든 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신뢰 기반의 협력이 가능했다.
3. 비영리단체 C사
원격 봉사자들을 포함한 글로벌 팀을 운영하면서,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실패 공유 세션”을 열었다. 팀원들은 실수와 어려움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팀워크를 재정의하면, 핵심은 공간의 공유에서 목표와 신뢰의 공유로 이동한다. 팀워크는 더 이상 같은 사무실에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같은 의미와 방향성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시대의 팀워크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공간의 공유 → 목표의 공유
- 즉각적 대화 → 심리적 안전감
- 관계적 친밀감 → 신뢰 기반 협력
이제 다음 절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팀워크가 AI와 디지털 기술의 지원을 받을 때 어떻게 강화되거나 위협받는지를 살펴본다.
AI는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팀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잘못 설계되면 오히려 신뢰와 협력을 약화시키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AI가 팀워크를 어떻게 바꾸는지, 그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협업 자동화와 효율성
AI는 반복적 협업 업무를 대신 수행한다.
회의 자동 녹음 및 요약, 과제 추적, 일정 관리.
구성원들은 행정적 부담에서 벗어나 창의적 협력에 집중할 수 있다.
2. 데이터 기반 투명성
AI 협업 툴은 팀원들의 기여도, 프로젝트 진행 현황을 데이터로 시각화한다.
“누가 얼마만큼 기여했는가?”가 명확해져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강화된다.
특히 MZ세대는 ‘투명성’을 신뢰의 조건으로 여기기 때문에 긍정적 효과가 크다.
3. 언어와 문화 장벽 완화
글로벌 팀에서 AI 번역과 회의 실시간 자막 기능은 언어 장벽을 낮추고, 협업의 포용성을 높인다.
1. 감시와 통제의 도구
AI가 업무 로그, 응답 속도, 화면 사용 패턴까지 추적하면, 구성원은 협업 촉진이 아니라 감시당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이는 심리적 안전감을 해치고 팀워크를 약화시킨다.
2. 데이터 환원주의
AI가 보여주는 수치가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면, 눈에 보이지 않는 협업(아이디어 제공, 감정적 지지 등)이 무시될 수 있다. 이는 구성원들이 “보이는 일만 하려는” 행동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3. 신뢰 손상
AI 데이터가 잘못 해석되거나, 맥락을 무시한 평가로 이어질 때 구성원은 리더와 조직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AI가 협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팀워크의 본질은 여전히 인간적 신뢰에 있다.
- AI는 정보를 제공하고 반복 업무를 줄이는 촉진자로 사용되어야 한다.
- 리더와 팀원은 AI 데이터를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 “AI가 말하니 이렇게 하자”가 아니라, “AI는 이렇게 분석했는데, 우리는 어떤 의미를 더할 수 있을까?”라는 접근이 필요하다.
- 글로벌 컨설팅사 A사: AI 회의 요약 시스템을 도입했더니, 원격참여자가 놓친 대화까지 확인할 수 있어 팀 신뢰가 높아졌다.
- 국내 기업 B사: 업무 로그 추적 AI를 도입했지만, 직원들이 “우리를 감시한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팀워크가 약화. 이후 데이터를 성과 평가에 직접 반영하지 않고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 스타트업 C사: AI 번역 자막 기능 덕분에 글로벌 팀 내 의사소통 장벽이 크게 줄어들며, 협업이 원활해졌다.
AI와 하이브리드 팀워크의 관계는 결국 설계의 문제다.
- 긍정적 설계: 반복 업무 자동화, 투명성 강화, 협업 촉진 → 팀워크 강화.
- 부정적 설계: 감시·통제, 수치 환원, 맥락 무시 → 팀워크 약화.
따라서 AI는 협업의 촉진자로 두되, 신뢰와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인간 리더와 팀원이 담당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되면서 팀워크의 의미와 실천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조직행동론적 관점에서 몇 가지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단순히 ‘근무 제도’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조직 차원, 리더 차원, 개인 차원 모두에서 협력의 문법을 새로 쓰는 일이다.
1. 팀워크 교육과 지원 제도화
조직은 팀워크를 물리적 공간의 산물로 가정하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이브리드 팀에게는 온라인 협업 역량,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스킬, 신뢰 구축 훈련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교육과 툴 사용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
2. 성과 평가 방식의 재설계
기존에는 ‘눈에 보이는 노력’이 성과 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시대에는 성과(what) + 협업 지표(how)를 함께 반영해야 한다. 팀워크 과정에서의 기여, 아이디어 제안, 협력적 태도까지 성과로 인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3. 가상 팀 빌딩의 제도화
물리적 회식이나 워크숍 대신, 온라인 상에서도 팀 정체성을 다질 수 있는 활동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정기적인 온라인 타운홀 미팅, 가상 팀 프로젝트, ‘디지털 온보딩 프로그램’이 그 예다.
1. 심리적 안전감 조성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는 구성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외될 수 있다. 리더는 모든 목소리가 존중받고 반영된다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비대면 회의에서 소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묻고, 기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2. AI-데이터의 맥락화
AI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객관성을 높여주지만, 맥락 없는 수치는 오히려 불신을 만든다. 리더는 데이터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숫자가 우리 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해석해 주어야 한다. 이는 팀워크의 신뢰를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3. 분산된 리더십 촉진
하이브리드 팀에서는 리더 한 사람만이 모든 것을 통제하기 어렵다. 프로젝트별·상황별로 팔로워에게 리더십을 위임하고, 분산된 리더십(distributed leadership)을 장려할 때 협력이 원활해진다.
1.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팀워크는 글쓰기, 비대면 발표, 온라인 피드백 역량에 달려 있다. 개인은 적극적으로 이러한 역량을 계발해야 한다.
2. 자기 관리와 팀 기여의 균형
원격근무는 자기 통제와 자율성을 전제로 한다. 구성원은 스스로의 생산성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팀 목표에 기여하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3. 심리적 안전감의 수용자이자 창출자
팀워크는 리더만이 아니라, 구성원 서로가 만들어가는 문화다. 개인은 동료의 실수를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피드백하며, 신뢰 형성에 기여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 팀워크 모델 확장: 기존 Hackman·Tuckman 모델은 물리적 공간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디지털·분산 맥락을 반영한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 AI와 팀워크 연구: AI가 협업을 촉진하는 요인인지, 감시와 통제 요인인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요구된다.
- 세대 간 비교 연구: MZ세대와 베이비붐·X세대가 하이브리드 팀워크를 경험하는 방식은 다르다. 세대 간 기대치와 행동 양식을 비교하는 연구가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확산은 조직행동론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 조직은 협업 교육과 제도를 재설계해야 하고,
- 리더는 신뢰와 안전감을 보장하는 촉진자가 되어야 하며,
- 구성원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주체적 협력자로 성장해야 한다.
결국 하이브리드 팀워크의 성패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행동적 설계와 인간적 신뢰의 균형에 달려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조직에 새로운 자유를 주었다.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고, 시간과 자율성을 조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자유는 동시에 팀워크의 의미를 다시 묻는 질문을 던졌다. “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우리는 하나의 팀일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답은 명확하다. 팀워크는 더 이상 물리적 공간의 공유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은 공유된 목표, 심리적 안전감, 신뢰 기반 협업이라는 세 가지 축 위에 새롭게 세워진다. 같은 사무실에 모이지 않아도, 같은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서로의 노력을 존중한다면 팀워크는 충분히 살아 숨 쉴 수 있다.
AI와 디지털 플랫폼은 이 전환을 돕는 도구다. 자동 회의록, 데이터 시각화, 협업 툴은 소통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그러나 진정한 팀워크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신뢰다. AI가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서로의 진심, 배려, 공감이다. 결국 하이브리드 팀워크의 핵심은 기술은 촉진자, 신뢰는 인간의 몫이라는 균형 감각에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남기고 싶다.
당신의 팀워크는 여전히 공간에 묶여 있는가, 아니면 목표와 신뢰로 연결되어 있는가?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당신은 협력의 소외자가 아닌, 신뢰를 만드는 촉진자인가?
하이브리드 시대의 팀워크는 단순히 새로운 근무 방식의 부수 효과가 아니다. 그것은 조직이 미래를 향해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