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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세계관 ― 일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사람들

스케치북 경력관리의 철학 Part.1 | EP.5

스케치북의 기록은 단순한 메모나 실험의 흔적이 아니다.
그 기록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며,
어떤 방향으로 연결하는지는
오롯이 세계관에 의해 결정된다.


Part 1. 스케치북 경력관리의 철학(5/5회차)

Part 2. 스케치북처럼 일하는 사람들(7회)

Part 3. 프로젝트 중심의 커리어(7회)

Part 4. 스케치북으로 설계하는 커리어 전략(7회)

Part 5. 미래 커리어의 스케치북(2회)



6화. 커리어 세계관 ― 일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사람들








Ⅰ. “당신은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AI는 우리가 익숙했던 많은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어제까지 안정적이라고 믿었던 직업조차 오늘은 흔들릴 수 있는 시대,
사람들은 다시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경력의 지속성이 약해질수록,
직무와 산업이 빠르게 바뀔수록,
사람들은 더 이상 “무엇을 하고 싶은가”만으로는 커리어를 설명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행동의 이유, 선택의 기준,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그것이 바로 커리어 세계관이다.



세계관이란 거창한 철학 개념이 아니다.
같은 프로젝트를 맡아도 누군가는 단순 작업으로 이해하고,
누군가는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것,
같은 사건을 겪어도 어떤 사람에게는 위기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방향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되는 것.
이 차이는 능력이나 스펙의 차이가 아니라
“세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 즉 세계관의 차이다.



그래서 세계관은 스펙보다 강력한 경력 동력이다.
스펙은 과거의 성취를 보여주지만,
세계관은 미래의 방향을 결정한다.
스펙은 결과물에 찍힌 도장 같은 것이지만,
세계관은 모든 선택과 행동과 해석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엔진이다.
스케치북 기반 경력관리의 핵심이 ‘기록’과 ‘과정’이라면,
그 기록과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주는 중심축은 바로 세계관이다.



그래서 이 장은 세 가지 질문에서 출발한다.

-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

- “나는 어떤 세계관으로 일하고 있는가?”

- “이 세계관은 나의 커리어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자기소개서 문항이 아니라,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과 흔들리는 사람을 가르는 근본적인 기준이다.
이제, 당신의 커리어를 움직이는 세계관의 구조를 천천히 들여다보려 한다.










Ⅱ. 왜 지금 ‘커리어 세계관’이 필요한가?





1) AI 이후 인간의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AI는 반복·예측·분류 같은 ‘정답이 존재하는 업무’를 빠르게 가져갔다.
과거에는 성실함과 숙련만 쌓아도 일정한 커리어 선로를 따라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선로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AI는 정보를 다루지만, 의미를 해석하지는 못한다.
데이터 안의 감정, 맥락, 목적, 가치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의 역할은 “작업자”에서 “해석자”로 이동했다.


즉, 예전처럼 ‘무엇을 할 줄 아는가’가 아니라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
“이 상황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세계관이다.
AI 이후의 시대는 스킬보다 관점, 테크닉보다 해석, 결과보다 의미를 묻는다.
그러므로 세계관은 곧 경쟁력이다.






2) 진로·직업의 경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노동시장은 더 이상 “한 번 선택한 직업을 오래 유지하는 구조”가 아니다.
직무 이동은 일상이 되었고,
직업 수명은 짧아졌으며,
한 사람이 평생 동안 여러 산업을 오가며 경력을 이어가는 시대가 되었다.


이 말은 곧
직업은 더 이상 정체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직업은 환경에 따라 사라지거나 변형되지만,
세계관은 변하지 않고 개인을 이끈다.


그래서 앞으로의 커리어 설계 기준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관점과 의미를 가진 사람으로 살 것인가?”이다.


직업은 외부가 부여하는 이름이지만,
세계관은 개인이 스스로 만드는 내적 직업 정체성이다.
이 내적 정체성이 있어야
산업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3)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은 의미를 찾는다



오늘날의 일은 예측할 수 없고, 환경은 빠르게 흔들린다.
직무 변경, 조직 개편, 시장 침체, 기술 변화…
이 불안정 속에서 세계관이 없는 사람은
쉽게 지치고, 흔들리고, 때로는 방향을 잃는다.


반대로 세계관이 분명한 사람은
외부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자기 안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곧 집중력이고 몰입의 근원이다.


세계관은 불확실성 속에서
개인이 스스로를 지탱하는 내적 안정 장치다.
방향을 제시하고, 흔들림을 줄이고,
선택을 한 줄로 이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왜 하는가?”가 강력한 힘을 갖는 시대다.










Ⅲ. 커리어 세계관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세계관은 추상적인 철학이 아니다.
매일의 선택, 행동, 해석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작동 원리이다.
그리고 이 세계관은 다섯 가지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다.
이 다섯 요소가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커리어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1) 세계관 구성요소 1: 일의 의미 (Meaning of Work)



한 사람의 세계관을 결정하는 첫 번째 층위는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이다.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일 수도 있고,
성장의 기회, 나를 표현하는 무대,
혹은 타인에게 기여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세대별·시대별로 이 의미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산업화 시대: 생존과 안정

90년대~2000년대: 성장과 승진

MZ세대 이후: 자기표현·경험·기여


이 의미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그 사람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방향축(軸)’을 만든다.






2) 세계관 구성요소 2: 나의 역할(Role)에 대한 정의



세계관의 두 번째 구성 요소는
“나는 일 속에서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이다.

해결자(Problem-solver)인가?

창작자(Creator)인가?

연결자(Connector)인가?

보호자(Protector)인가?

설계자(Designer)인가?


사람은 자신이 어떤 역할이라고 믿는지에 따라
일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해결자’라는 역할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문제에 직면할 때 도망치기보다 파고드며,
‘연결자’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사람과 사람, 정보와 아이디어를 잇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역할 인식은 앞으로의 경력을 이끄는 내부 모터와 같다.






3) 세계관 구성요소 3: 가치(Value)



세계관의 세 번째 층위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가?”이다.

성취

안정

기여

자율

탐험


이 다섯 가지 가치는
한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업무에서 어디에 집중하는지를 결정한다.


가치는 흔들리지 않는 커리어 나침반이다.
가치를 모른 채 커리어를 쌓으면
외부 평가에 휘둘리고,
가치를 알고 커리어를 쌓으면
선택에 일관성이 생긴다.






4) 세계관 구성요소 4: 관점(Perspective)



관점은 동일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대한 렌즈이다.


예를 들어,
같은 업무 지시를 받아도
누군가는 “잡일”로 느끼고,
누군가는 “전체 구조를 이해할 기회”로 본다.


이 관점의 차이가
커리어의 방향을 갈라놓는다.
관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사람이 세상을 읽는 방식을 결정하는
세계관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5) 세계관 구성요소 5: 내러티브(Narrative)



내러티브란
나의 과거 경험을 어떻게 연결하여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설명하는가에 대한 구조다.

어떤 경험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왜 지금 이 길을 선택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고 싶은지


세계관은 결국
과거 → 현재 → 미래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힘이다.
이 내러티브가 단단한 사람일수록
면접에서, 조직에서, 리더십 상황에서
강력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스케치북은
바로 이 내러티브의 “물리적 증거”가 되는 도구다.
기록된 시도·실패·통찰·전환의 흔적이
한 사람의 세계관을 구체적 이미지로 보여준다.










Ⅳ. 세계관이 커리어를 결정한다: 실제 작동 방식





세계관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선택과 행동, 성장 속도, 위기 대처 방식에 스며들어
결국 커리어의 궤도를 전혀 다르게 만든다.
같은 조직, 같은 업무, 같은 자원 속에서도
왜 어떤 사람은 빠르게 성장하고,
어떤 사람은 제자리걸음을 하는가?
정답은 세계관의 작동 방식에 있다.






1) 관점의 차이가 성장을 갈라놓는다



두 사람이 똑같은 업무를 맡았다고 해서
동일한 성장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단순 반복 업무로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전체 구조를 이해할 실마리로 받아들인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관점(perspective)이다.
관점이란 “어떤 문제를 기회로 보는가?”를 결정하는 필터다.


어떤 사람은 버그를 귀찮은 실수로 보지만
또 다른 사람은 시스템 설계의 본질을 파악할 힌트로 본다.

어떤 사람은 피곤한 보고서 업무도
조직 의사결정 구조를 배우는 기회로 본다.


관점이 다르면
동일한 경험이 전혀 다른 성장 자산이 된다.
결국 세계관의 차이가 성장의 속도를 갈라놓는다.






2) 세계관은 실행 방식에 영향을 준다



사람마다 일하는 리듬과 방식이 다르고,
그 차이는 단순 성향이 아니라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 적극적 vs. 방관적
“내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는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지시 없이 움직인다.
반면 “지시를 받아야 움직인다”라는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늘 한발 늦다.


- 실험형 vs. 분석형

“일은 해보면서 배우는 것”이라는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작은 실험을 반복하며 성장을 가속한다.
반대로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라는 세계관은
행동을 늦추고 기회를 놓치게 한다.


일의 리듬은
능력보다 내면의 세계관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3) 세계관은 선택의 기준이 된다



커리어는 하루의 성과가 아니라
수많은 선택의 누적으로 만들어진다.
그 선택의 배경에 항상 세계관이 자리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선택할 것인가

어떤 팀과 일할 것인가

어떤 기회에 뛰어들 것인가

어떤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이 선택들이 모여
한 사람의 커리어 트랙을 만든다.


예를 들어 “기여”를 중요하게 여기는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자연스럽게 협업 중심의 프로젝트에서 빛나고,
“자율”을 중시하는 사람은
새로운 시도와 혁신적 환경을 선호한다.


결국 세계관은
커리어의 흐름을 특정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보이지 않는 구조다.






4) 세계관은 위기 상황에서 강하게 작동한다



평상시에는 실력과 지식이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위기 상황이 찾아오면
사람의 ‘세계관’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불확실성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은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자기 내적 기준이 분명한 사람들이다.


세계관은 위기 속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지

무엇을 버려야 할지

어떤 선택이 맞는 선택인지
명확한 기준을 제공한다.


반대로 세계관이 없는 사람은
상황과 감정에 휘둘려
단기적 판단과 방어적 행동으로 돌진한다.


위기일수록 세계관이
사람을 지탱하는 내적 나침반이 된다.










Ⅴ. 세계관이 없는 커리어의 문제점





세계관이 없는 커리어는
겉으로는 열심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방향을 잃고 흔들린다.
겉의 성과는 쌓이는데,
정작 ‘삶의 축’은 비어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1) 방향성 없는 성과 추구



세계관 없이 일하는 사람의 첫 번째 특징은
“성과는 있는데, 의미가 없다.”


보고서도 잘 만들고,
주어진 업무도 충실히 완수하며,
겉으로 보기엔 성실한 직장인으로 보이지만,
정작 본인은 묘한 공허감을 느낀다.

“열심히 했는데, 나에게 남은 건 뭘까?”

“성과는 쌓이는데 인생은 쌓이지 않는 느낌…”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이런 감정은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세계관의 부재에서 온다.
세계관이 없으면 성과가 쌓여도
그 성과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커리어의 축이 없으니
성과는 그저 단편적 조각으로 남고,
어떠한 방향성도 만들지 못한다.






2) 타인의 기준에 흔들리는 커리어



세계관이 없는 커리어는
늘 외부 기준에 흔들린다.

상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수정하고,

조직 문화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바꾸고,

동료의 선택이나 평가에 불안해하고,

유행하는 직무·자격증을 쫓아다닌다.


이런 상태에서는
‘나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거의 없다.
모든 결정이 타인의 기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라지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가?”


세계관이 없으면
이 질문이 사라지고,
커리어는 결국 타인의 기대에 갇힌 채 흘러간다.






3) 직업을 바꿔도 삶이 바뀌지 않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이직’을 하면
삶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세계관이 바뀌지 않는 한
직업을 바꿔도 삶은 똑같다.


새로운 직무, 새로운 조직, 새로운 환경에서도
예전과 똑같은 문제를 반복하게 된다.


왜일까?


직업은 바꿨지만,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역할 인식은 같고,

가치 우선순위는 그대로이고,

관점의 필터는 동일하고,

내러티브는 갇혀 있으며,

의미 구조는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진짜 커리어 전환은 직무 전환이 아니라
세계관 전환에서 출발한다.


세계관이 바뀌어야
경력이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되고
삶 전체의 의미 구조가 재편된다.











Ⅵ. 커리어 세계관을 만드는 5단계 프로세스




세계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의도적인 관찰, 해석, 정리, 선택, 구성의 반복을 통해
점차 선명해지는 내면의 구조물이다.


그러므로 세계관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에 가깝다.
아래의 5단계는 스케치북 기반 경력관리에서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1) 단계 1: 자기 관찰(Self-observation)



세계관 형성의 출발점은 나를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순간에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어떤 일에는 에너지가 생기고,
어떤 일에는 이상하게 힘이 빠지는가?

무엇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어떤 상황이 나를 끌어당기는가?


이 작은 관찰의 조각들이
내가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가장 원초적 힌트를 제공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이 감각은 금방 사라진다.
그래서 스케치북은 자기 관찰의 첫 번째 도구다.






2) 단계 2: 경험 해석(Meaning extraction)



세계관은 경험에서 비롯되지만,
경험이 자동으로 세계관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해석이 있어야 경험이 의미가 된다.

내가 반복적으로 선택해온 방식은 무엇인가?

왜 나는 특정 상황에서 특정 행동을 하는가?

어떤 경험이 나를 성장시켰고, 어떤 경험은 나를 위축시켰는가?


이런 질문을 통해
과거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추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케치북은 단순 기록을 넘어
“왜 이런 선택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며
경험을 해석 가능한 형태로 굳혀준다.






3) 단계 3: 가치 설정(Value anchoring)



경험을 해석하면 내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가치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성취가 중요한가?

안정이 중요한가?

기여인가? 자율인가? 탐험인가?


가치는 단순한 선호가 아니라
선택의 기준이 되는 삶의 축이다.


특히 가치 충돌 상황—
예를 들어 “안정”과 “성장”이 동시에 요구될 때—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를 정하는 과정이
세계관의 중심축을 완성한다.


가치가 선명해질수록
커리어의 방향도 선명해진다.






4) 단계 4: 역할 언어화(Role definition)



세계관은 결국 나는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존재인가를 정의하게 된다.

나는 해결자인가?

창작자인가?

연결자인가?

설계자인가?

보호자인가?


역할 정체성이 형성되는 순간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프로젝트를 선택하고,
맞는 사람과 협업하며,
맞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역할 정의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커리어의 방향성을 만드는 설계 언어다.






5) 단계 5: 내러티브 작성(Narrative building)



마지막 단계는 모든 경험을
과거 → 현재 → 미래를 잇는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하는 것이다.


내러티브는 이렇게 묻는다.

지금까지의 경험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그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어떻게 만들었는가?

나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스케치북은 이 내러티브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


왜냐하면 스케치북에는
시도, 실패, 전환, 깨달음, 선택의 조각들이
날것 그대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러티브가 선명한 사람은
면접에서 강력하고,
평가에서 안정적이며,
리더십에서 설득력이 있다.
그의 커리어는 더 이상 ‘경험의 나열’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으로 읽힌다.











Ⅶ. 실사례 3가지: 세계관이 경력을 바꾼 순간





1) 사례 A: “나는 해결자다”라는 세계관을 가진 신입



A씨는 신입사원이었다.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단순 업무만 맡았지만, 그는 그 일을 단순한 업무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의 세계관은 명확했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같은 보고서 작성 업무에서도 그는 흐름을 분석했고,
단순 데이터 정리에서도 시스템의 구조를 파고들었다.
팀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오래된 반복 오류를 발견했을 때도
그는 이를 “귀찮은 오류”가 아니라
“팀 전체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문제”로 바라보았다.


그 결과, 그는 신입이었지만
팀의 주요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첫 번째 인물이 되었다.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먼저 접근하는 태도.
그것이 바로 그의 세계관이었고,
그 세계관은 그의 성장을 남들보다 몇 배 빠르게 만들었다.






2) 사례 B: 경력 전환자의 세계관 재정의



B씨는 7년간 마케팅 업무를 했지만,
더 이상 이 분야에서 동기와 의미를 찾지 못했다.
이직을 결심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라는 혼란 속에서 길을 잃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자신이 해온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스케치북 방식으로 경험을 다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패턴이 드러났다.


그는 마케팅 기술 자체보다
문제를 구조화하고 팀을 연결하여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에
가장 깊은 만족을 느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그의 세계관은 “창작자”가 아니라 “연결자이자 해결 설계자”에 가까웠다.


이 세계관을 토대로
그는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커리어를 전환했고,
그가 느끼는 만족감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직무가 아닌 세계관을 바꾼 순간,
커리어의 판도가 완전히 바뀐 사례였다.






3) 사례 C: 리더의 세계관이 조직을 변화시키다



C팀장은 구성원들에게 강한 신뢰를 받는 리더였다.
그의 리더십은 스킬이나 관리 기술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의 세계관, 특히 ‘일의 의미’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일을 단순한 KPI 달성이 아니라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실수하거나 시행착오를 겪는 팀원들에게
그는 질책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실패는 어떤 통찰을 줬나?”라고 물었다.


이 관점은 팀 전체의 문화를 바꾸어놓았다.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실험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팀은 연속된 성장을 이루기 시작했다.


한 리더의 세계관이
조직의 분위기와 행동 방식을 바꾼 대표적 사례였다.
리더십의 핵심은 결국 스킬이 아니라
“일을 어떤 의미로 바라보느냐”라는 세계관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Ⅷ. 정리 ― 세계관이 있어야 경력이 연결된다





커리어는 경험의 나열이 아니라,
경험을 관통하는 하나의 방향이 있을 때 비로소 흐름이 된다.
그 방향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세계관,
즉 ‘나는 왜 일하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라는 내면의 기준점이다.



세계관은 커리어의 북극성과 같다.
사람들은 매일 새로운 일을 하고,
새로운 문제와 마주하고,
새로운 선택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 모든 순간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해주는 것은
스펙도, 직무도, 능력도 아니라 해석의 일관성이다.
세계관이 선명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세계관이 모호한 사람은 선택마다 흔들리고,
결과마다 방향을 잃는다.



또한 세계관은 스케치북을 비로소 의미 있는 도구로 만들어준다.
스케치북의 기록은 단순한 메모나 실험의 흔적이 아니다.
그 기록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며,
어떤 방향으로 연결하는지는
오롯이 세계관에 의해 결정된다.



세계관이 있는 사람의 스케치북을 보면
그 기록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읽힌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행동과 이어지고,
현재의 시도가 미래의 방향과 맞물리며,
그 모든 과정이 “왜 나는 이렇게 일하는가”라는
내면의 문장으로 통합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스케치북 경력관리의 본질적 힘이다.



다음 회차인 7화 “매일 그리는 사람 ― 기록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는
세계관이 어떻게 기록을 만들고,
그 기록이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며,
매일의 스케치가 어떻게 사람의 실력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는지를
더 깊게 살펴본다.



세계관은 커리어의 방향을 결정하고,
기록은 그 방향을 현실로 만든다.
이 둘이 만나면,
사람의 경력은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서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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