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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나 Jan 14. 2023

너는 보지 못한다

사유의 파란

내가 너를 잘 알아

우리는 만날 수 없다

나는 이별에 소질이 없어

조용히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때마침 네가 나를 찾으러 입구로 들어선다

다행히 나는 기둥 뒤에 몸을 감춘다


나는 너를 잘 알아

너와 같은 보폭으로

너와 같은 박자로

기둥을 따라 너와 같은 방향으로 돈다


네가 기둥을 돌아 관계의 입구로 들어선 순간

나는 기둥을 돌아 관계의 출구로 걸어 나간다


오랫동안 혼자 맴돈 기둥으로 인해

너는 나를 보지 못한다

나는 너를 보지 못한다


나는 끝이 났는데 

너는 이제 시작해버렸다


너는 이제야 내가 처음 너를 보았을 때처럼 환히 웃는다

하지만 나는 그런 너를 보지 못한다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시차로 인해

너는 나를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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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 아무나 - 밀리의 서재 (mill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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