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삶

죽음과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다

by Peter Choi

초등학교 5학년 엄마의 죽음이 서서히 내 삶에 충격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그냥 자고 일어나면 내 곁에 누워계실 것만 같았다.


삼일장을 지내기 위해 방에다 어머니를 관속에 모셨다. 당시 일곱 살이던 막내는 어머니의 죽음을 더 알지 못했다. 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라 그 위에 올라가 눕기도 했다.


엄마가 산소에 묻히러 상여가 출발하던 날 큰 누나는 너무나 큰 슬픔 속에 정신을 잃어 병원에 실려갔다. 동네 사람들은 땅을 파고 어머니의 관을 땅에 묻었다. 그리고 야속하게 땅을 밟기 시작했다. 그것이 어머니라고 생각하니 나를 밟는 것 같았다. 이렇게 어머니의 관이 땅에 묻히는 것을 보고도 어머니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비하면 할아버지의 마지막은 눈으로 똑똑히 지켜볼 수 있었다. 마지막 숨을 거두실 때 호흡이 빨라지셨고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숨을 거두셨다. 아버지와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방을 한가득 메웠다. 한 평생 외롭고 힘들었던 삶을 마지막으로 하고 할아버지는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나셨다.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반드시 죽게 되어있다. 나는 너무 일찍 그것을 깊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과학자가 되어 죽음의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역사상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자 발버둥 쳤다. 하지만 부자나 가난한 자나 권세 있는 자나 약한 자나 모두 무덤 속에 있다. 나도 언제인지 모르지만 무덤 속에 있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름이 돋았고 또 한 편으로는 인생이 허무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나에게 한 줄기 빛 같은 것이 보였다. 그것은 시골 깡촌 외딴집에 누군가 두고 간 전도지 한 장이었다. 전도지에는 수많은 글씨가 있었을 것이지만 눈에 들어온 것은 오직 한 단어뿐이었다. 그것은 '천국'이라는 단어였다. 천국의 존재의 유무와 상관없이 인류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천국'이 없다면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소름 끼치도록 허무한 것이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어느 책에 나오는 말처럼 사람에게 필요한 땅은 한 평의 무덤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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