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관계를 망치는 가장 조용한 방법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고,
건넨 마음이 같은 방식으로 돌아오길 바랐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돌아오지 않는 반응에 서운함을 삼키며
나도 모르게 멀어졌다.
'이만큼 했으면, 너도 이만큼 해줘야지.'
보이지 않는 저울질이 쌓일수록
관계는 무거워졌다.
기대를 내려놓는 건
포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부터
진짜 연결이 시작됐다.
내가 건넨 마음에 대한 반응을 바라지 않을 때,
상대가 나를 채워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낄 때,
비로소 그 관계는
자유로워지고 있었다.
한때는
내가 주는 만큼 받아야
관계가 공평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람은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모든 관계가 같은 방향으로 흐를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기대 대신 존중을,
바람 대신 관찰을 선택했을 때
내 마음은 훨씬 더 편안해졌다.
기대하지 않으니
억지로 맞추려 애쓰지 않았다.
서운함도 줄었고,
나를 설명하려는 불필요한 힘도 빠졌다.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나로 받아들이는 일.
그게 우리가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나는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고,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바람은
예전보다 훨씬 느슨하고 부드러워졌다.
함께 걷되, 꼭 붙어 있지 않아도 괜찮다.
같은 방향이 아니어도,
잠시 스쳐도 괜찮다.
진짜 연결은
기대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자유에서 시작된다.
얽히지 않기.
붙잡지 않기.
흘러가게 두기.
그게 지금의 나를
덜 상처받게 했고,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