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오늘 하루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by 하티

오늘도 별일 없이 지나갔다.

눈에 띄는 성과도,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한 일도 없었다.


그저 일어나서,

할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생각보다 무탈하게 하루를 끝냈다.


그런데 이상하게,

문득 마음이 허전했다.

‘이렇게 흘러가도 되는 걸까?’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아무 일도 없던 하루가

왠지 부족한 듯 느껴졌다.




하지만 며칠 후,

아무 일도 없던 그 하루가

생각보다 소중했다는 걸 깨달았다.


별일이 없었다는 건

아픈 곳도, 다친 마음도,

크게 흔들린 감정도 없었다는 뜻이었다.


사소하게 느껴졌던 하루가

어쩌면 가장 안정된 하루였을지도 모른다.




살아간다는 건

늘 특별한 무언가를 이루는 일이 아니다.

때로는 그냥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견디고,

흘려보내고,

다시 다음 날을 맞는 것.


그 반복 속에

조용한 단단함이 생긴다.




하루를 살아낸다는 건

아무 일 없이 흐른 것 같아도

그 안에는 수많은 선택이 담겨 있다.


참고,

조율하고,

포기하지 않은 시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알고 있다.


이 하루를 성실히 통과했다는 것.

그걸 아는 내가

스스로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누가 대신 해줄 수 있을까.




그래서

조용히 하루를 살아낸 나에게

말을 건넨다.


"오늘도 잘했어."

"아무 일 없이 살아낸 것도

충분히 대단한 거야."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올 것이다.

하지만 오늘,

이 하루를 무사히 지나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아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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