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쥐고 있던 걸 놓지 못했다.
노력했으니,
오래 버텼으니,
여기까지 왔으니.
그러니까 포기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 모든 시간과 감정이
헛된 게 될까 봐
오히려 더 꽉 쥐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붙잡을수록 더 힘들어졌다.
일이든,
관계든,
기대든.
지키고 싶어서 애쓴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나를 아프게 하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놓는 것도 선택일 수 있을까?’
포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이별,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
용기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조금씩
마음을 놓기 시작했다.
내려놓는다는 건
단순히 놓아버리는 게 아니었다.
집착을 걷어낸 자리에
비로소 진짜 감정이 보이기 시작했고,
붙잡느라 보이지 않던 방향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공간이 비워지니
내 마음이 들리는 것 같았다.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을 땐
그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손을 놓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많은 걸
놓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이건 정말 필요한가?’
‘내가 지키려는 건,
정말 지금도 유효한가?’
그리고 때로는
가볍게 내려놓는다.
비움은 상실이 아니라
새로움을 위한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