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동안 빛이 보이지 않았다.
무엇을 해도 나아가지 않는 것 같았고,
매일이 반복되는 회색빛 같았다.
'언제쯤 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까.'
답 없는 시간을 견디며
나는 계속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 터널을 지나면서
조금씩 다른 걸 배우고 있었다.
빛은 끝에 있는 게 아니었다.
생각보다 더 가까이에,
내 안에 조용히 켜지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던 하루,
견디기 위해 붙잡은 사소한 루틴.
그 안에서
조금씩 나를 세워가고 있었다.
지금 당장 나아지진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내가 있었다.
고통은 때때로
내가 얼마나 약한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내가 얼마나 오래 견디고 있는지를
말없이 증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걸 안 순간,
더 이상
스스로를 실패라 부르지 않았다.
터널은 어둡지만,
그 안을 걷는 내가 있었다.
속도는 더뎠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나를 조금씩 믿게 되었다.
누구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그 길을
조용히 걸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긴 시간은 고통만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질문이 있었고,
버티는 힘이 있었고,
아무도 몰랐던
내 안의 의지가 있었다.
터널을 지난다고 해서
갑자기 환해지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며
나는 이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져 있었다.
빛은 오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빛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