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나를 잘 믿지 못했다.
마음을 먹어도 오래가지 않았고,
결심해도 금세 흔들렸다.
"이번엔 꼭"이라고 다짐했던 말들이
몇 번이고 허물어지다 보면
그 다짐을 했던 나 자신이
가장 의심스러워졌다.
남들보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본 경험이 부족했던 거다.
나를 믿게 되는 건
갑자기 찾아오는 계기가 아니었다.
누가 용기를 불어넣어줘서도,
큰일을 해냈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건 아주 작은 약속을
조용히, 묵묵히 지켜낸 시간에서 비롯되었다.
오늘도 한 줄 쓰자.
잠들기 전 책 한 장만 읽자.
이 약속을 어기지 않기로 했다.
화려하진 않아도
나만 아는 작고 단단한 루틴.
어느 순간,
습관처럼 해오던 그 반복이
내 안에서 신뢰로 바뀌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매일 정자체를 연습했고,
스스로 정한 기준대로
하루를 채웠다는 사실 하나가
나를 붙잡아주었다.
‘나는 나를 속이지 않았다’는 감각이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다.
가끔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게 서운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노력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묻곤 했다.
"이건 보여주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었잖아."
"처음의 마음은, 나를 지키기 위한 거였잖아."
그리고 그 질문에
정직하게 답할 수 있을 때,
다시 나를 믿을 수 있었다.
이제
무엇을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를 먼저 본다.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보다
내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내가 나와의 약속을 얼마나 지켜왔는지를.
그걸 알고 있는 내가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누가 대신 날 믿어줄 수 있을까.
내가 걸어온 길을 믿는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시간을 견디고 쌓아온 나 자신을.
그리고 오늘도,
그 믿음을 이어가는 하루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