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

by 하티

완벽하고 싶었다.

흠잡을 데 없이 해내고 싶었고,

누구에게도 약점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마음은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사실은 두려움이었다.


틀릴까 봐,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까 봐,

내가 아닌 '결과'로만 평가받을까 봐

늘 조심하고, 계산하고, 멈칫했다.




그래서 자주 미뤘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았고,

조금만 틀어져도

다시 처음부터 하려 했다.


그 시간들이 쌓이면서

점점 나를 쓰는 데

두려움이 붙었다.


‘이걸 내놓아도 괜찮을까?’

‘이 정도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그렇게 완벽이라는 기준에 묶여

스스로를 자꾸 작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완벽함이

내 안의 따뜻함을 갉아먹고 있다는 걸 느꼈다.


삐뚤빼뚤한 손글씨,

한참을 망설이다 올린 글,

어딘가 모자란 일처리.


그 안에도

분명히 '나'가 담겨 있었는데,

그걸 지워가고 있었다.




그래서 방향을 틀었다.

잘하려고만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내보내보기로 했다.


조금 부족해도,

덜 다듬어졌어도,

그게 지금의 나라면 괜찮다고.


그렇게 내어놓은 것들이

의외로 더 진심을 담고 있었고,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닿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건

무책임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버티게 해주는 말이다.


흠이 있어도,

덜 익었어도,

그 자체로 충분히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이제는 안다.

내가 나를 받아들여야

세상의 말도 견딜 수 있다는 걸.


여전히 불안하고,

때로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하지만

그런 나를 인정하며 살아간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

그 나를 지키는 힘으로 오늘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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