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고 싶었다.
흠잡을 데 없이 해내고 싶었고,
누구에게도 약점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마음은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사실은 두려움이었다.
틀릴까 봐,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까 봐,
내가 아닌 '결과'로만 평가받을까 봐
늘 조심하고, 계산하고, 멈칫했다.
그래서 자주 미뤘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았고,
조금만 틀어져도
다시 처음부터 하려 했다.
그 시간들이 쌓이면서
점점 나를 쓰는 데
두려움이 붙었다.
‘이걸 내놓아도 괜찮을까?’
‘이 정도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그렇게 완벽이라는 기준에 묶여
스스로를 자꾸 작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완벽함이
내 안의 따뜻함을 갉아먹고 있다는 걸 느꼈다.
삐뚤빼뚤한 손글씨,
한참을 망설이다 올린 글,
어딘가 모자란 일처리.
그 안에도
분명히 '나'가 담겨 있었는데,
그걸 지워가고 있었다.
그래서 방향을 틀었다.
잘하려고만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내보내보기로 했다.
조금 부족해도,
덜 다듬어졌어도,
그게 지금의 나라면 괜찮다고.
그렇게 내어놓은 것들이
의외로 더 진심을 담고 있었고,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닿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건
무책임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버티게 해주는 말이다.
흠이 있어도,
덜 익었어도,
그 자체로 충분히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이제는 안다.
내가 나를 받아들여야
세상의 말도 견딜 수 있다는 걸.
여전히 불안하고,
때로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하지만
그런 나를 인정하며 살아간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
그 나를 지키는 힘으로 오늘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