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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월 Jan 18. 2024

공부는 대화다

— 나와 너를 지우고, 넓히는 마법



공부는 대화다.


대화는 나와 너 사이에 일어난다.


나와 것 사이에서는 일어나지 못한다.

나와 것 사이에는 바라봄만 있고

너와 것 사이에도 엿봄만이 있다.


만일 무언가가 당신과 대화를 시작한다면

무언가는 이제 누구라고 이름지어도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생명을 들이부은 것은 당신이다.

당신이 그를 살렸다(animating), 말 걸어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생활(生活)한 그는 당신에게

새로운 말을 들려줄 것이다.

그렇게 오가다 보면 둘은 한 목소리로 새로운 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는 ‘인격적’이다.

인격에서 공부를 생성하거니와  

공부로 인격을 형성한다.



공부는 대화다.

나와 너 사이를 좁히는 게 아니라

지운다.

좁히는 건 서로를 숨 막히게 할 테지만,


지우는 건

각각의 생명인 세포가

수백억을 넘어 수십조가 뭉쳐서도

단일한 생명체를 이루는 것처럼

자기를 지우는 게 아니라

자-타의 경계를 뛰어넘어

생명이 더 커지는 것이다.


지(知)의 영역에서 일치할 뿐 아니라

정(情)과 행(行)으로 일치케 한다.


생명을 띤 개체(個體)가 합하면

경계를 지우고 대화하면

공동체가 된다.


생물로서의 생명에 더해

다른 차원의 생명을 숨 쉰다.

우리는 그것을

운명(運命)이라고 부른다.

생명을 운용하는 방식, 길,

바로

역사(歷史)를 만들고 운행하는 것이다.

같은 운명을 지고

같은 역사를 남긴다.


보고,

행한다.


들음 안에서


뜻이

땅에 닿는 비처럼

마음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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