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집단지성을 위한 질문들

by 아이작 유

우리는 집단지성은 집단을 구성하는 참여자들의 규모, 능력, 다양성에 비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집단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규모, 능력, 다양성을 키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 보통 집단의 규모는 정해져 있다. 정해진 집단 내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집단지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참여자들의 능력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돕기 위한 ‘iPOD’ 질문법을 알아보자. iPOD는 상호작용(Interactive), 목적(Purposeful), 정보 공유(Open-source), 다양성(Diverse)을 점검

하는 질문으로 각 영어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 붙였다.



1. 자유로운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가(Interactive)?

아무리 다양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도 집단의 유형이 수직적이고 위계적이면 자유로운 상호작용은 어렵게 된다. 그 결과, 집단지성이 아닌 소수의 리더에 의존하여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물론 리더가 출중한 실력자라면 리더의 풍부한 경험을 기반으로한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다음 세 가지 단점 또한 존재한다. 첫째,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지 못해 다양성에 의한 오차 상쇄 효과가 만들어지지 못한다. 둘째, 그리고 실력 있는 참여자의 의견이 공유되지 않아 집단 전체의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셋째, 리더의 경영능력이 부족할 경우 즉, 리더의 방향성과 전략이 올바르지 않은 경우에 집단 전체에 큰 피해가 발생한다

스크린샷 2025-06-29 오후 10.00.03.png

자유로운 상호작용이란 무엇인가? 뉴턴의 물리 법칙에 따르면 모든 작용에는 그와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반작용이 존재한다. 당신이 벽을 손으로 미는 작용을 하면, 벽은 동시에 당신의 손을 반대 방향으로 미는 작용을 한다. 이와 같이 ‘자유로운 상호작용’이란 리더만이 액션을 하고 나머지는 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모든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액션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집단의 액션 방향을 도식도로 나타낸다면, 자유로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집단은 조직은 수직적이지 않고 수평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가? 나는 집단지성의 참여자가 모두 리더가 되면 가능하다고 본다. 각자 맡은 업무에 대해서 방향과 방법을 스스로 생각, 판단, 결정하여 액션을 취할 수 있는 리더 말이다. 이러한 리더들이 집단 속에 가득 차 있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라. 참여자 스스로 의사 결정을 내림으로써 신속한 문제 해결이 이루어질 것이다. 참여자들 간 상호작용이 수시로 이루어져 정보 공유가 민첩하게 될 것이다. 참여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행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도전과 혁신이 경험될 것이다. 혹자는 내가 지나친 이상론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실제로 경험했다.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질문 리더십’을 통해서 말이다.


질문 리더십은 질문을 통해 구성원 스스로 목표와 방법을 생각해내도록 이끌어내는 리더십이다. 질문 리더십에서 리더는 모든 것을 생각하고 지시하고 해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질문을 던지고 구성원들의 생각을 경청한다. 이 과정은 특히 원온원을 통해 정기적으로 실행되며 구성원들은 업무에 대한 방향과 방법을 스스로 생각하고 실행할 역량을 갖추게 된다. 그 결과, 조직 문화는 위계적이고 수직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또한 획일적이고 무비판적으로 복종하는 문화를 넘어, 각 구성원의 의견과 능력이 존중되는 유연하고 동기부여적인 조직 문화가 형성된다. 질문 리더십에 의한 자유로운 상호작용이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내 경험상 구성원이 스스로 업무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말할 수 있으며 이를 실행하기까지 3~5개월이 걸렸다. 그 이후부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구성원들은 스스로 액션을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 부서 내 자유로운 상호작용이 이루어졌다.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다가와도 우리는 누구보다도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우리는 집단 지성에 대한 자신감을 느꼈다. 예를 들어 그동안 본 적이 없는 신규 유형의 반도체 불량이 발생하면, 구성원들은 다음과 같이 즉각적인 집단지성을 발휘했다. 우리는 자발적인 상호작용을 기본으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했다. 나는 집단지성을 믿었고 집단지성의 축을 담당하는 내 부서원들에게 자신 있게 업무를 위임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확보한 여유 시간으로 나는 그들의 성과가 조직 전체의 목표 달성에 잘 얼라인되도

록 큰 그림을 그리고 기획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스크린샷 2025-06-30 오전 12.33.53.png
스크린샷 2025-06-30 오전 12.33.58.png


2. 목적이 분명한가(Purposeful)?

집단지성이란 집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앞서 언급한 다수결의 원리, 평균의 원리를 모두 고려해 볼 때, 집단지성에 참여한 개인의 능력이 클수록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할 확률은 높아진다. 여기서 개인의 능력이란 어떤 특별한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능력은 정답을 잘 선택하는 능력, 답을 잘 추정하는 능력, 원하는 결과를 확보하는 능력과 같은 문제 해결력 곧,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능력이다.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집단은 “목적이 분명한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현재 ‘A’라는 상황이고 ‘B’라는 목표를 향해 집단지성을 발휘해야 하는데, 집단의 구성원들이 ‘A → B’라는목적을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고 일을 한다면 집단지성이 작동할 리가 없다. 우리는 종종 여러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한두 사람만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고 나머지는 목적의식 없이 협조만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노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이 이럴 때 나온다. 안타깝게도 이 경우 집단지성은 발휘되지 못하고 목표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목적이 분명한가?”라는 질문을 두고 끊임없이 당신의 집단을 점검하라. 그리고 이 때 목적을 불분명하게 만드는 다음 세 가지 장애 요소를 고려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목표가 현실성이 없을 때 목적은 분명하지 않다. 미국 버클리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쥐와 비교할 때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세포가 더 발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경우, 역효과가 발생하여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세포 발달이 퇴보했다고한다.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목표는 적당한 긴장을 유발하고 집단 구성원들이 목표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든다. 하지만 감당하기 힘든 목표는 지나친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집단 구성원들이 목표를 기피하고 그 결과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43594e4ed7c74f94ec2d.jpg


리더들 중에는 웃음이 나올 정도로 ‘빡센’ 목표를 제시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속마음은 어쩌면 이럴지도 모른다. “빡센 목표를 가져야 빡세게 일을 시킬 수 있지 않은가? 빡센 목표를 가져야 더 많은 성과를 더 빨리 얻을 수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 빡센 목표를 제시해도 사람들이 잘만 따라왔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집단 구성원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한다. “또 사람 갈아서 목표를 달성하려는군? 또 누가 갈려 나갈까? 만약 목표를 달성해내지 못하면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 이번 일만 끝내면 휴직하든가, 다른 부서로 이동 신청하든가,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해야지.” 현실성 없는 목표는 말 그대로 현실성이 없기에 구성원들은 현실성 없는 목표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가 없다. 목표를 분명히 보지 못하기 때문에 목표를 이룰 현실적인 대안은 구체적이지 않고 구호성을 띨 가능성이 농후하다. 말도 안되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구성원들 간 창의적인 의사 소통은 거의 불가능하다.


최악의 경우에,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과를 조작하는 부정을 저지를 수도 있다.

아무리 그동안 빡센 목표를 통해 성과를 냈다고 해도 그것이 계속해서 통한다고 믿으면 안 된다. 집단지성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집단이 현실적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목표를 수립해야 하고 이 목표를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목표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전파해야 한다.


둘째, 목표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 때 목적은 분명하지 않다. 목적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표를 직접 말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목표를 말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번 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번 분기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를 위해 어떻게 하고 있나요?” 목표 말하기를 충분히 연습하지 않으면, 누구나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업무 리스트를 목표라고 말하기 쉽다. 본질주의 질문 패턴으로 보자면, 제대로 된 목표 말하기는 ‘왜? → 어떻게? → 무엇을?’이라는 순서로 이야기된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무엇을? → 어떻게?’ 순서로 이야기한다. “지금 업무 A, B, C를 하고 있는데 A는 어떻게 하고 있고, B는 어떻게 하고 있고, C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는 ‘무엇을’에 해당하는 개념이 아니다. 목표는 그 무엇을 해야 하는 ‘왜’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목표를 분명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일의 방향성을 분명히 정의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목표 공식 ‘A → B’를 사용하라(A는 현재의 상황을 나타내는 수치이고, B는 원하는 상황을 나타내는 수치이다):

“연간 품질 수준 50 ppm → 5 ppm 확보”

“제품 고객 만족도 60% → 80% 개선”

“원가 절감률 10% → 20% 개선”.


이와 같이 ‘A → B’ 공식을통해 구성원 모두가 집단의 목표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셋째, 목표가 수정되지 않을 때 목적은 분명하지 않다. 일단 한번 목표를 정하면 절대로 바뀌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아니다! 목표 수립하는 일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수정 또는 추가해야 한다.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필요 없이 우리가 처음 정한 목표만 100% 완료하면 돼!” 이런 생각으로 목표 수정/추가 없이 자신의 처음 목표만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본인은 문제 없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다른 사람들은 현 상황에서 중요하지 않은, 얼라인이 되지 않은 목표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집단의 대다수를 이룬다면, 결국 집단의 목적, 집단의 비전은 불분명해진다. 상황에 따라 가치와 우선순위는 그때그때 변화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A → B’ 목표를 점검하고 목표를 수정하라.



3. 정보가 자유롭게 공유되는가(Open-source)?

콩도르세의 다수결의 원리에 대한 연구의 시사점은 사람들이 편견과 잘못된 정보로 인해 랜덤 이하의 선택 확률을 가지게 되면 집단지성은 인간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사람들이 교육을 통해 계몽되고 올바른 정보를 통해 랜덤 이상의 선택 확률을 가지면 집단지성은 인간을 무한히 진보시킬 것이

다. 콩도르세는 인간이 계몽되는가 계몽되지 않은가, 무지성으로 사는가 이성으로 사는가를 결정짓는 요소로 정보의 공유성을 꼽았다. 올바른 정보가 교육이라는 수단을 통해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공유될 수만 있다면 인간 사회에는 언제나 희망이 있다고 그는 믿었다. 콩도르세의 믿음은 오늘날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IT 분야의 집단지성 사례에서 실제로 검증되었다. IT 분야의 집단지성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오픈소스(open-source)’이다. 오픈소스는 IT 분야의 대표 철학으로, 공개적으로 소스코드를 오픈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확인, 수정, 배포할 수 있도록 모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픈소스로 일을 할 때, 참여자 간에 자유로운 심의와 피드백이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발휘되는 집단지성을 통해 합리적이고 창의적으로 문제가 해결된다.오픈소스의 대표적인 사례는 리눅스이다.


05bM37HIAaf0N__gSO45HyYv0RTiufrhv7Qj8ApMyYXsaANx9gp8l3H06H5dulQQEp5jn1v95Rr6SVqpOh8Wfg.svg


리눅스는 개방, 공유, 참여, 협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컴퓨터 오픈소스 운영 체제이다. 리눅스는 모든 소스코드를 사람들이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리눅스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수많은 사람은 기존 소스코드의 오류를 찾아내거나 더 좋은 소스코드를 개발했고 새롭고 흥미로운 기능, 소프트웨어들을 만들어냈다. 더 나은 운영체제를 위하여 서로 좋은 아이디어와 의견들을 교환하고 운영 체제의 버그들을 함께 고치고 개선함으로써 리눅스는 지속적으로 혁신적 성장을 경험했다.


LinusTorvalds_2016-embed.jpg?u%5Br%5D=2&u%5Bs%5D=0.5&u%5Ba%5D=0.8&u%5Bt%5D=0.03&quality=82w=640

리눅스는 1991년 당시 헬싱키 공과대학교 학생이었던 컴퓨터 괴짜 리누스 토르발스가 취미로 만들었고 무료 공개 직후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당시 다른 오픈소스 운영 체제였던 유닉스, 미닉스, BSD, 그누 허드(GNU hurd)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결합하여 단 18개월 만에 완전한 모양의 리눅스커널 1.0버전 운영 체제를 완성했고 계속된 혁신을 거듭한 끝에 오늘날 전 세계 서버와 스마트폰의 50퍼센트 이상이 리눅스 운영 체제를 사용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은 당시 여러 오픈소스 운영 체제들 중에서 왜 리눅스만이 큰 성공을 거두었는지 궁금해한다. 전문가들은 그 핵심 이유로 리눅스가 진짜로 오픈소스 개발 철학을 실행했기 때문이라 거론한다. 리눅스 이전의 다른 오픈소스 운영 체제들에서는 보통 중앙집권화된 핵심 개발자 집단이 개발 과정을 독점했다. 따라서 개발 과정은 그들의 판단에 크게 의존했으며 핵심 정보는 모두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리눅스는 프로그램 소스를 모두 공개했다. 사용자 누구나 소스를 열람하고 업그레이드 패치를 만들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만든 패치가 받아들여지면 프로그램 공개 시, 당신의 이름이 기여자로서 자랑스럽게 공개되었다. 이렇게 철저하게 오픈소스화된 개발방식 속에서 수많은 사람은 전혀 임금을 받지 않았음에도 소스를 수정하고 개선하는 데 열정적으로 달려들었다. 집단지성을 위해서는 ‘정보가 자유롭게 오픈되어 있는가?’를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PS16092700084.jpg


흔히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아도 조직 내에서 정보가 자유롭게 교류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나는 그동안 서로 다른 조직들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많이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나누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들은 말한다. “나만 또는 우리만 알고 있는 정보를 괜히 불필요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왜 공유하는가? 모두 알려주게 되면 그로 인해 공격을 당할 수도 있고, 피곤하게 감시 및 관리를 당할 수도 있다. 위에서 지시를 하지 않는 이상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일을 만들지 않는 게 더 현명한 것 같다.” 정말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로 인해 조직 내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은 정보를 독점하고 공유하지 않으려는 ‘정보 이기주의’이다. 정보 이기주의는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든다. 이 벽으로 인해 부서 간, 사람들 간에 정보는 차단되고 필연적으로 서로 무관심하게 된다. 그리고 무관심은 서로 질문을 하지 않고 정보를공유하지 않는 조직 문화를 형성시킨다. 이와 같은 정보 이기주의체제를 붕괴시키고, 정보 민주주의를 이룩해야만 집단지성이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정보가 자유롭게 오픈될 때 집단의 참여자들의 지식수준이 올라가고, 참여자 간의 자유로운 심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취합 수렴된다. 이는 참여자들의 능력과 다양성을 높이며 그 결과 집단지성은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4. 의견이 다양한가(Diverse)?

집단 내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수록 집단지성의 오차는 더 상쇄되고, 의견들 간의 자유로운 심의와 경합을 통해 올바른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집단지성의 성공을 위해서는 집단 내 의견이 다양한지를 점검하고, 의견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가장 쉽게 다양한 의견을 취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가진 참여자들로 구성된 다기능팀을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조직 경영에서 큰 화제가 된 ‘애자일 문화’(Agile, 기민함을 뜻하며,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고 팀 내 자유로운 상호작용을 통해 신속한 성과를 만드는 업무 방식)’의 핵심에는 바로 다기능팀의 구축과 자율적 권한 위임에 있다.


d80be30a61916ff918f2bc5c03595835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해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된 스포티파이(Spotify)는 유저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자는 회사 비전 아래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애자일 문화를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것으로 적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Spot(점)’과 ‘-ify(-화하다)’로 구성된 기업 이름답게 스포티파이는 ‘스쿼드(squad)’라 불리는 수많은 소규모 다기능 팀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스쿼드는 스스로 고객과의 접점에서 최상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고객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는 자율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 스쿼드는 일반적으로 10명 내외로 구성된 팀으로 제품 책임자(Product Owner, PO), 개발자, 기술자, 디자이너, 품질 관리자(Quality Assurance), 마케터 등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기까지 필요한 기능과 역량을 갖춘 팀이다. 스쿼드는 마치 회사 안에 존재하

는 미니 스타트업 회사처럼 움직인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만큼 스쿼드 내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활발하게 교류되고 이를 통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지성이 이루어진다. 마치 어벤져스를 보는 것 같다. 억만장자이자 천재 군수업자인 아이언맨, 초강력 망치 무기를 지닌 아스가르드의 왕자 토르, 타임 스톤을 지키는 시간의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 극강의 신체 스펙으로 모든 것을 다 때려 부수는 헐크, 강인한 정신력과 인간 최강의 무술 실력을 지닌 캡틴 아메리카 등 어벤져스 멤버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서로다른 능력과 방식을 합력하여 악당들을 무찌른다.


예를 들어, 가상으로 직접 스쿼드를 한 번 만들어보자. 당신은 자전거 회사의 자전거 개발팀에 근무하고 있다. 최근 원가 절감 목적 자전거 페달의 소재가 바뀌자 안전 품질 이슈가 발생했다. 고객들은 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타는 중 갑자기 페달이 ‘뚝’하고 부러져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크게 다쳤다. 그 결과 회사는 기존 페달

소재로 원복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당신은 소재 영향성도 있지만 자전거 페달의 구조 취약점도 품질 이슈에 한몫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당신은 더 안전한 자전거 페달을 개발하기 위한 스쿼드를 구축하고자 한다. 당신의 목표는 현재 페달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응력 45메가파스칼에서 90메가파스칼로 2배 개선시키는 것, 이를 통해 품질 보증 수명이 300만 사이클에서 3000만 사이클로 10배 개선된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요건 제품)제품을 두 달 내로 만드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당신은 다양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일곱 멤버들로 구성된 스쿼드를 구축했다: 당신(‘PO’ 역할 수행), 설계팀 1명(페달 설계 및 디자인 수행), 부품 양산팀 1명(페달 제작 수행), 품질 관리팀 1명(품질 보증 평가 수행), 소재 개발팀 1명(소재별 페달 제작 수행), 분석팀 1명(페달 최대 응력 및 수명 테스트 수행), 고객서비스팀 1명(고객 피드백 분석 및 필요 스펙 정의) 이상 총 7명. 이렇게 7명의 스쿼드는 매일 스크럼(Scrum, 30분 이내의 짧은 회의로 진행 현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공유한다)을 진행하기로 했다.


스크린샷 2025-06-30 오전 12.39.42.png
스크린샷 2025-06-30 오전 12.39.49.png
스크린샷 2025-06-30 오전 12.39.55.png


아이작 유

<질문의 기술> 중에서

읽으시면서 떠오른 생각이나 다른 관점이 있다면, 댓글로 살짝 나눠주세요.
누군가의 한마디에서 또 다른 생각이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이 브런치 공간이 생각이 오가고, 서로의 시선이 스치는 장이 되길 바래요.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8화집단지성이 필요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