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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호 Nov 12. 2019

센과 치히로와 퍼필





퍼필과 그의 엄마는 산간마을인 라프락에서 왔습니다.

그녀는 네팔 대지진 후 퍼필을 이곳 포카라로 먼저 보냈습니다.

도시로 보낸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그간 궂은일도 마다치 않았겠죠.


그녀는 내가 라프락 인근 마을인 바르팍에 다녀올 때 함께 왔습니다.

고된 이동이었지만 그녀는 조금도 지쳐 보이지 않았죠.

피곤이 쌓이는 저와 달리 점점 생기를 띠었습니다.

영문을 몰랐던 저는 더욱 시들어갈 뿐이었지만,

한나절의 이동 끝에 퍼필을 껴안은 그녀를 보곤 그제야 이유를 알았어요.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그 반나절의 이동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을까요.

그리고 마주한 순간,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퍼필은 그녀를 닮아 수줍은 웃음을 짓습니다.

그녀를 닮아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린 눈망울의 퍼필이지만 강하게 커갈 것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그녀를 무척 닮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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