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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호 Nov 17. 2019

넌 별





안녕,

잘 지내고 있나요?


그대들의 다정한 마음 덕분에 또 한 번의 여행을 잘 마쳤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긴 시간이 흘렀지만,

여행 후엔 늘 무기력해지는 거라고.

더욱 게을러져도 괜찮다고.

그런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신없이 흘러간 지난 여행을 붙잡고

천천히, 천천히, 곱씹어 보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습니다.

대단한 걸음이 아니었으니,

대단한 다짐이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마음이 그랬습니다.

머지않아 불쑥 찾아드는 그리움에 사무칠 테니까,

지금은 그저 쉬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다만,

게으름을 내버려 두었던 시간 속에서도

따스한 당신에게 따스했던 그날의 별빛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의 마음은 이른 저녁과 늦은 새벽을 오갔지만

멀리서 나를 비추던 반짝이는 당신의 마음은 늘 한밤중이었고 깊은 새벽이었기에.

그 투명한 어둠의 빛이 길을 밝히고 지친 걸음을 달래주었기에.

고맙다고,

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당신이 나의 여행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완성했습니다.

















어쩌면 나는 한 발짝 더 내디디지 못한 채 그대로 주저앉았을지도 몰라요.

당신이 보태어 준 그 한 발짝의 걸음이 여행을 달리 만들었습니다.

그곳에서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뒤늦은 인사만 전합니다.

당신이 정말 안녕했으면 좋겠습니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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