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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담일기 Sep 19. 2024

나르시시스트는 변하지 않는다


나르시시스트라는 단어를 알게 된 건 X와의 이혼 후, X에 대한 행동을 글로 남기며 정리를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결코 평범하지 않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결혼생활동안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X는 늘 그저 입버릇처럼 모든 것이 나의 탓이라고 했었기 때문에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자책했다. 그러나 X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된 지금, 나는 자책을 멈추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독이기 시작했다.


나르시시스트는 공감능력결핍 인격장애라고도 한다. 타인의 감정을 잘 헤아리지 못하며 공감능력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3~4살 아이들이 느끼는 정도의 감정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스스로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믿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봐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우월하다는 확인을 받으려 하는데 그 방법으로는 타인으로부터 찬양을 받거나 혹은 타인을 깎아내려서 본인을 우월하게 보이게 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보다 타인을 작아지게 만들거나 혹은 수치스럽게 만들어야 자신이 살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렇게 해 줄 사람을 찾아서 연애를 한다. 상대가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길 바라며 언제 어디서든 특별한 취급을 받기를 원한다.


기본적으로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어떤 자극을 받게 되면 심하게 흥분하거나 보복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모든 잘못된 점은 남 탓을 하며 자신은 늘 옳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비난하지만 비판을 받으면 심하게 화를 내기도 한다. 대다수의 나르시시스트들은 과대망상, 교만, 타인 착취 그리고 대인관계의 문제를 겪는다.


나르시시스트는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다. 어린 시절 학대로 고통받거나, 방임이 되거나, 혹은 부모의 과잉보호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의 말과 행동 사이의 불일치로 인한 모순이 이유가 되는 경우도 있다.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겉으로 보기에는 자식을 무척 사랑하는 듯 보이지만 상습적으로 아이를 비난하거나 자존감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다. 나르시시스트가 만들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부모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다.


X의 경우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불안감이 높았던 사람으로 아들의 모든 것을 대신해 줄 정도로 애정도가 높았다. X는 시어머니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으며 다른 사람들 또한 자신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자신의 어머니와 같이 자신을 보호하고 모든 필요를 다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어머니는 X가 무언가 잘못했을 때조차도 끊임없이 칭찬하고 또 칭찬했다. 결국 X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상화된 자기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자신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아이러니하게도 시아버지는 달랐다. 시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했지만 X의 하는 짓을 영 못마땅해했다. 늘 비난했고 아들을 방임했다. 때로는 폭행이 벌어지기도 했다. 표현을 잘하지 못했던 시아버지는 칭찬보다는 무시를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X는 시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동시에 그에게 사랑과 인정을 갈구했다.


X는 부모에게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시어머니에게는 친하게 대하면서도 속이 뒤틀리면 무시하고 괴롭혔고 시아버지 앞에서는 경어를 쓰며 몸을 굽신거렸다. X는 사회에 나와서도 같은 행동을 했다. 자신보다 약해 보이면 무시했고 자신보다 강해보이면 금방 꼬리를 내리고 고개를 숙였다. 물론 나는 그 두 케이스를 전부 겪었다. 내가 약자라는 걸 파악한 순간부터 X는 공격을 시작했으니까.


사람들이 물었다. 나르시시스트 애인이 과연 변할 수 있을까요? 나는 그 질문에 '아니요'라고 대답하겠다. X는 구치소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그리고 참회하며 살겠다고 했다. 그러나 X는 출소한 지 한 달도 안돼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감옥에 갔다와서도 변하지 않는데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혹시나 지금 나르시시스트 애인과 지내고 있다면 하루빨리 도망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의 Maxim Hop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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