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프로젝트_#9. 세운3구역, 대림상가 옆 골목에서 오구반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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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4가 역에서 대림상가를 지나
입정동 방향 골목으로 들어서면
일제시대 적산가옥 같은 건물들이 이어진다.
점포들은 하나 같이 안쪽으로 쑥 들어가
유리 미닫이문이 있고, 앞에서 보면 좁아 보이지만 미닫이문 너머 안쪽 공간은 넉넉해 보인다.
이런 구조는 을지로에서도 이 블록뿐인 듯하다.
오밀조밀한 구조물들이 흥미롭게 이어지고
점포 앞 골목의 폭도 여유롭고 한적해서
산책하기 그만이다.
일부러 만들래야 만들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이런 멋스러운 골목을 깡그리 밀어버리겠다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의사결정권자의 문화적 감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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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 5-9번지, 오구반점.
중국 화교가 1953년에 개업해서 66년째 영업 중이다.
전우용 선생의 <우리 역사는 깊다>에 나오는 이야기를 요약하면
화교가 한국 땅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개항 이후로,
갑신정변 이후 위안스카이의 관사는 현 명동 중국대사관 자리에 있었고
위안스카이의 위세 아래 중국 상인들은 수표교 주변, 서소문 일대로 상권을 확장해 나갔다.
일제 강점기 때 을지로는 ‘고가네초’라 불렸고,
해방 이후 서울 가로명을 정비할 때 중국인들의 기운을 꺾으려
살수대첩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따 ‘을지로’가 되었다.
오구반점과, 1948년에 역시 화교가 개업한 서울 최초의 중국집 ‘안동장’이
을지로3가에 자리 잡은 이유도 그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테이블과 의자들은 몇 년이나 된 것들일까?
문득 궁금해서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2,30년은 족히 되었고,
60년 넘는 의자가 딱 하나 남아 있다고 했다.
보여달라고 청했다.
못 없이 짜임으로 만든 의자.
일자리 알선, 봉투 제작, 018 번호의 스티커까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