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싸락 싸락 싸르락
어릴 때 이불속 잠결에 듣던
누군가 대 빗자루로 마당 쓸던 소리...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는
하늘이 잔뜩 흐리고 몇 차례 빗줄기가 퍼붓는다는 걸...
아니나 다를까 지난 며칠 비가 오더니
가을이 성큼 발아래까지 내려왔다.
어릴 땐 몰랐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또 봄...
그렇게 둥글게 둥글게 순환하는 사철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철이 드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어느 날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구나!
내 생명 살리자고 식물과 동물의 목숨들이
또 그 누군가의 단잠을 깨워 땀과 수고를 거쳐
밥상 위에 올라와 있었다.
희생 제물을 올린 제단처럼.
집에 가는 길에 만난 [주민참여와 화합의 벽]
'가족사랑'을 주제로 공모에 응모한 30명의 동네 어린이들의 그림을
도자기 타일에 인쇄하여 구워낸 후 벽면에 부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