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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토 May 14. 2022

어느 달밤의 고요한 외침

의문에 대한 질문

인생에 의문을 가진다는 게 이상한 걸까. 답답함에 소리치고 싶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거냐고. 잘 살고 있는 거냐고. 주중에는 9-6 직장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 주말에는 거실 소파에 멍하니 앉아 티브이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인생. 이 삶이 정말 맞는 거냐고 소리치고 싶다.


애쓰고 있다. 이직 공부를 위해 미라클 모닝을 하고, 출퇴근 운전 시간을 활용해 강의를 듣고, 퇴근  야간 대학에 가서 수업을 듣고, 대면 수업이 없는 날엔 운동을 하고, 매주 쏟아지는 퀴즈를 풀고, 때맞춰 시험도 치른다. 주말에는  듣지 못한 강의를 마저 듣고, 과제도 하고, 브런치에 글도 쓰고, 요리도 하고, 책도 읽는다(가끔).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 거 같은데 뭔가 모르게 가슴이 갑갑하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걸까. 다들 이렇게 나이 들어가는 걸까. 직장과 집을 수없이 반복하며, 이틀의 휴일에 감사하며, 오직 여름휴가만을 기다리며 그렇게 살아가는 걸까.






누구는 말한다.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모두가 그렇고 그런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일확천금을 꿈꾸고, 경제적 자유를 원하고, 직장에 구속되지 않는 인생을 바라지만 그건 모두의 바람일 뿐이고 다들 꾸역꾸역 인생을 살아간다고. 그게 우리네 인생이라고. 그러니까 헛된 희망에 힘들어하지 말고, 그냥 현재를 적당히 즐기며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고.


물론 알고 있다.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나 또한 그런 인생을 현재 살고 있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지만, 알고는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는 사람들.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통해 성장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금수저 라서가 아니라, 그냥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다.


부러워진다. 그런 반짝이는 눈빛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이 한 일을 오롯이 자신의 성과로 가져가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일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기록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남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몸서리치게 부러워진다.


나도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에너지로 살아가는 인생.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에서 나오는 아웃풋으로 살아가는 인생. 자신의 색깔로 채워가는 인생.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가는 인생. 이야기가 모이면 바로 자신이 되는 인생 말이다.(그래서 나의 이야기로 채워갈 수 있는 브런치를 운영하고, 나만의 색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그렇게 가꾸나 보다.)


그런 인생을 갈망하고, 준비하고, 투자하는 것이 잘못된 건가. 모두가 그저 그렇게 살아가니 나도 그냥 체념하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아니. 싫다. 모두가 그렇게 산다 해도 나는 싫다. 인생을 되돌아볼 때 칙칙한 사무실이 생각나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경험이 떠오르는 인생이고 싶다.






철없다 할지 모르겠다. 세상 물정 모른다 할지 모르겠다. 아직 구름 위에 살듯이 현실을 모른다 할지 모르겠다. 아니면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할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돌아가는 인생과 안정적인 직장을 부러워할지도 모르겠다.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모르겠고, 관심 없다.


외쳐본다. 달밤에 소리치지는 못하니 답답한 마음에 글이라도 적어본다. 글을 적으며 마음에 엉켜있는 생각들을 나란히 정리해본다. 울고 싶은 심정을 마구 토로해본다. 엉켜있는 생각이 정리되면, 마음도 평화로워질까.

이전 04화 특별수당 : 1시간 1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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