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의 부재
인정해야겠다.
난 멀티가 잘 안 된다.
이직을 위한 준비에 집중하기로 한 후
브런치에 하나의 글도 발행하지 못했다.
이직의 과정을 글로 남기고도 싶은데
공부와 병행해서 브런치까지 할 여력이 아직은 안 난다.
평소 국 끓이는 동시에 반찬도 만들고
커피포트에 물 끓이며 그 틈에 야채 손질도 하고
가스레인지 삼구를 동시에 활용할 정도로
효율적인 멀티를 좋아하는데
(죄다 요리와 관련된 거긴 하지만 ㅎㅎ)
공부와 브런치 병행은 왜 이리 어려운지
하나에 집중하니 다른 하나를 신경 못쓰게 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지나가는 감정을 캐치하고
스쳐가는 생각을 딱 잡아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상고하고 또 상고해서
한 편의 글을 완성해야 하는데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이 시기에
혹시라도 잠깐 다른 생각을 하다가
공부에 집중하기로 한 마음이 풀어질까
그게 행여 브런치라 해도
이게 핑계가 돼서
정작 해야 하는 공부를 소홀히 할까
겁이 나서
이 재밌는 브런치를 한동안은 일부러라도
외면해야 했다.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건
논다고 하기엔 창의적인 생산활동이고
그렇다고 일이라고 하기엔
여기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진로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라서
결국 내가
나의 할 일과
나의 즐거움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럴 땐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선택과 집중
나의 브런치를 구독해 주시는 분들에게
정기적으로 좋은 글을 선보여야 한다는 압박도 있지만
당장 몇 편의 좋은 글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제로 내가 성장하고 하나씩 이뤄가는 모습을
천천히라도 보여드리는 게
장기적으로 더 좋은 브런치 운영이 아닐까 하는
나름의 변명을 해본다.
브런치.
안 하면 그립고, 하면 재밌고
답답한 마음을
한 줄의 글로 표현할 때의 그 후련함
글쓰기의 묘미를 알려주고 있는
나의 좋은 친구
한동안은 멀티가 힘들어
방치 아닌 방치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답답만 마음이 쌓이면
난 결국 또 글을 쓰러 오게 되겠지.
(이거 너무 재밌거든ㅎㅎ)
천천히더라도
늦더라도
하나씩 기록을 해나가 봐야겠다.
정기적이진 않더라도
비정기적으로라도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