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떨리는 그곳으로 다시 한번
공무원 시험을 치기 위해
학교를 찾은 건
약 5년 만인가.
그 사이 시험 감독관으로 한 번
온 적은 있었지만,
다시 공시생 입장으로 이곳을 올 줄이야.
단정하게 차려입은
시험 감독관들과
최대한 편안한 옷차림으로 앉아있는
공시생 사이
이도저도 아닌 것 같은 내가
어색하게 껴있다.
‘이 짓을 다시 하겠다고 했다니
정말 미쳤다 나 자신.‘
시험장에 앉아 책을 넘기면서
몇 번이나 속으로 되뇌었는지 모른다.
이 살 떨리는 짓을 또하러 왔다니..!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얼마나 긴장했던지
손바닥 땀을 연신 허벅지에 닦아내며
문제를 풀었다.
문제를 다 풀고 나니
10분 정도가 남았다.
이상했다.
평소 모의고사를 보면
문제풀이 후 마킹할 시간이 늘 모자라
시간관리가 변수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남는다니!
‘내가 문제를 너무 날림으로 풀었나’
잠시 고민했다.
오래 걱정하고 있을 시간은 없기에
남은 10분간 정성스레 마킹을 했다.
마킹은 또 왜 이리 손 떨리는지
그렇게 연습을 했건만
시간도 넉넉했건만
결국 한 문제 실수를 하고 말았다.
(다행히 당락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시험을 마치고
그동안 고생했다며
온 가족들과 함께 밖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가답안으로 채점을 했다.
하나하나 문제를 맞힐 때마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벌렁거려
제대로 매긴 것이 맞는지
몇 번이고 확인했다.
결과는
목표점수 초과.
목표점수보다 평균 +5점이었다.
물론 아직 합격이라 확신할 순 없지만
목표했던 점수를 넘겼기에
스스로 제법 만족할만했다.
기쁜 마음으로 남편에게 소식을 알리고
그동안 누리지 못한 낮잠을 실컷 잤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끝났다.
남은 건 기다리는 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