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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산다는 건

엄마를 사랑할 기회가 생긴 것 

by 반드시 Jan 25. 2025

나는 외국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건너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아이들이 어리기도 했고 외국에서 들어와 당장 갈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9년 2월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 이후 쭉 엄마랑 살고 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아이들을 보살펴 주신 건 모두 엄마의 몫이었다. 그런 엄마인데 아빠도 안 계시고 함께 살려니 이것저것 못마땅한 구석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건 엄마도 마찬가지이겠지. 그러나 따로 살기에 자금도 문제지만 아이아빠가 성가시게 할 것 같아 떠나질 않고 있다. 사실 2017 - 2018, 2년 간 같은 라인에 전세를 얻어 살았는데 집에 들어 올 기회를 틈타는 사람이 싫어 다시 이사를 했다. 그 문제만 있는 건 아니지만.. 암튼 혼자 살면 집이 지인들의 사랑방이 되는 것 같은 면도 적잖이 있다. 

엊그제 스터디 모임에서 알게 된 새로운 분이 저녁을 사주실 일이 있어 그 모임 6분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 모임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나 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다. 그분들은 한 분을 제외하고 모두 친정엄마가 고인이 되셨다. 그 얘기를 나누면서 엄마를 보내고 너무 많이 죄송했고 너무 많은 후회로 인해 돌아가시고도 한참 동안 헤어 나오기 힘들었다는 말씀들을 하셨다. 내가 그때 조금 더 잘해 드릴걸... 그때 그런 얘기는 하지 말걸.. 등 등 등 그러나 그럼 뭐 하겠나 이미 고인이 되셨는데... 죽음은 그래서 절망적인 것 같다. 다시 볼 수 없는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단절... 함께 숨 쉰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정신 차리고 엄마를 모시자 하고 다짐해 본다. 나는 회사를 다녔고 아이들은 할머니 밥을 먹으며 지내다 보니 요새 집에 있는 시간에 나는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제삼자를 통해 현실적으로 깊은 타격감과 함께 덮쳐왔다.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말고 순간순간 후회할 일이 아닌가 생각해 봐야겠다. 가능하면 감사하고 이쁜 말을 하고 후회할 만한 선택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해본다. 

작년에 많이 회자되던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그를 살리기 위해 여주인공은 시공을 초월한다. 그를 살리기 위해 그가 나를 알지 못한다 해도 멀리 어디 살아있기만 하기를 바라며 여주인공은 필사의 노력을 한다. 어디서든 함께 숨 쉬고 있다는 것은 서로서로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듯 삶은 기적이고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은 나에게 또 다른 기회다. 엄마에게 잘할 수 있는 기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기회 나의 지금은 미래를 희망으로 채울 기회인 거다. 엄마를 진정 사랑할 기회

엄마는 나를 보며 매일 어떤 생각을 하실까? 죄송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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