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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검토 중입니다”의 진짜 의미는?

by 빈센트 Mar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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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를 하다 보면 고객분들께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있다.

"아직 내부 논의 중입니다. 검토 후에 연락드릴게요."

이 말을 들으면 기대감과 불안이 동시에 밀려온다. 정말 긍정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부드러운 거절일까? 사실 이 한 마디 안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숨어 있다. 진짜 논의 중일 수도 있고, 이미 다른 선택을 하셨지만 말씀하시기 곤란해서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말을 들었을 때 세일즈 담당자가 읽어야 할 숨은 의미와 적절한 대응법은 무엇일까?

1. 진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경우

제품에 대한 관심이 있고, 견적도 괜찮고, 의사결정 절차를 거치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대기업은 보고 절차가 길고, 여러 부서의 검토를 받아야 하기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전달주신 결정 시점까지 일단 기다린다. 계속 연락드리고 보채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정말 친절하신 담당자님들은 일정 지연에 대해 미안해하시는 경우도 있다. 그런 말 한 마디가 정말 감사하고 힘이 된다. 

✅ 신호:
✔ 결정 시점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 제공 ("이번 주, X월 X일 정도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 추가 서비스 소개 자료 요청
✔ 견적 수정/보완 요청
✔ 회사 시스템에 연동/통합 가능한지 문의

2. 사실상 거절 의사 표현

부드러운 거절의 대표적인 형태다. 이미 내부적으로 다른 업체를 선택했거나, 가격이 안맞거나, 도입 자체를 포기했지만, 굳이 디테일한 설명을 하기 번거로운 경우이다.

팔로업 일정과 횟수대로 끝까지 노력은 하되, 반복적으로 온도가 낮은 느낌이라면 그 의중을 파악하고 마지막으로 프로페셔널한 인사 이메일을 남긴 후 마무리 한다. 세상은 좁고 나중에 또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항상 마무리는 잘해야 한다.

 ✅ 신호:
✔ 추가적인 피드백 없이 "아직 논의 중"
✔ 명확한 결정 시점 언급 없음
✔ 전화 연결이 잘 안됨
✔ 이메일을 읽고도 회신이 안오는 경우

3. 예산 문제로 보류 중

서비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예산이 아직 확보되지 않거나 비용이 안맞아서 딜레이가 되는 경우이다. 최초 미팅을 했을 때 여쭤본 예산이 타이트하거나 아직 TBD 라고 말씀 주셨다면 이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예산이 확정되는 대략적인 시기라도 파악해 까먹지 않고 팔로업을 하거나, 아니면 견적을 조금 조정해드릴 수 있는 room 을 찾아드리는 노력을 한다.

✅ 신호:
✔ “올해 예산이 정확히 확정이 안되었어요.”
✔ “좋긴 한데, 예산이 부족해서요.”
✔ 기존에 사용 중인 서비스와 비용 비교

4.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상태

관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회사의 다른 더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밀려 있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더 시급한 이슈가 있어서 빠른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무료 체험이나 파일럿 프로그램 등을 제안드리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서비스를 써보시며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고, 또 담당자님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연결 고리가 된다.

✅ 신호:
✔ "지금은 다른 프로젝트 때문에 바빠서요."
✔ "나중에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어요."

5. 기존 거래처와의 계약 연장 여부 논의 중

현재 사용 중인 서비스를 계속 쓸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지 고민하는 단계일 수 있다. 기존 업체와 가격 조정 협상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현재 사용 중이신 제품/서비스의 아쉬운 점을 여쭤보고 우리가 제공해드릴 수 있는 차별점이나 맞춤형 서비스 등을 강조해 드린다.

✅ 신호:
✔ "현재 사용 중인 서비스와 비교 중이에요."
✔ "기존 업체도 개선안을 제시해서 내부적으로 고민 중입니다."
✔ 디테일한 가격이나 계약 조건 관련 질문

6. 내부 조직 변동으로 인한 지연

회사의 인사 변동이 있거나, 담당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논의가 자연스럽게 멈춘 경우다. 특히 연말, 연초에는 조직 개편이나 예산 편성 등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담당자님이 오시면 CC로 소개를 해달라고 부탁드리거나, 아니면 조직 개편이 완료되는 대략적인 시점을 여쭤보고 그때 팔로업 연락을 드린다.

✅ 신호:
✔ "담당자가 곧 바뀔 예정이라서요."
✔ "조직 개편 후 다시 논의될 것 같습니다."

7. 관심이 있지만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음

서비스 도입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당장 급하지 않은 상황. 이 경우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계약을 close 하겠다는 목표 보다는, Lead nurturing 을 한다는 목표로 수정해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레터나 유용한 정보가 담긴 블로그 글 등을 보내드리며 한 번씩 체크인 연락을 드리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 신호:
 ✔ "좋은 솔루션인 건 알겠는데, 지금 당장은 필요 없어요."
 ✔ "추후 필요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 구체적인 질문 없이, 단순히 서비스 소개 자료나 포괄적인 견적만 달라고 하시는 경우

고객이 말씀하시는 같은 한 마디에도 상황에 따라 굉장히 다른 의미가 숨어 있다. 단순히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의를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긍정적인 신호일 수도 있고, 때로는 부정적인 신호일 때도 있지만, 핵심은 적제적소에 필요한 질문을 던져, 진짜 상황을 파악하고, 고객이 처해있는 상황을 해소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의 카운터 오퍼를 제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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