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화문덕 Oct 03. 2021

#5. 도심 휴양지..'파크프리베'

꼭 멀리 가야지만 비싼 곳을 가야지만 여행이 아니다

오늘도 어디론가 떠나야지

아내는 참 잘 찾아낸다. 오늘 이곳은 아내가 찾아낸 곳이다. 의정부라고 하지만 수락산을 지나면 바로 있다. 순간 방심하면 지나쳐버릴 수 있으니 도봉구를 지나는 순간부터 내비게이션을 집중해서 보며 운전해야 한다.

실제로 난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지나쳐서 6km 가량을 돌아와야했다 ㅜㅠ 내 기름값 ㅜㅜ


입구에서 길게 늘어선 차량 대기줄.... 새벽 라운딩을 위해 골프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풍경이다.

주차장이 만석이다. 인기가 실감 날 정도다. 하지만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1시쯤 도착해서인지 오전 식사 또는 브런치를 마치고 나오는 차량들 덕택이다.


주차를 안전하게 잘 마치고
이제 둘러보러 가볼까
카페 주인은
거대한 땅 소유자임에 틀림없다

가게 이름에 '파크'가 들어간 이유를 알겠다. 여긴 카페라기보다 거대한 공원이다.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는!

드넓은 대지 가운데 하얗게 생긴 조그마한(?) 건물, 그리고 거기에 깔끔하게 적혀있는 글자!


'Parc Prive'다.


검색해보니 프랑스어로 '공원'이란 뜻이란다! 그래 여긴 공원이지! 드넓은 공원! 이곳을 이렇게 가족과 연인들이 찾아올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 준 소유주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카페나 레스토랑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됐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 광활한 대지를 보라
도심 속에
이런 공간이 있다니!!!

어디를 바라보아도 광활하다. 어디를 앉든지 내 눈 속에 자연이 품어진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이 보였다. 부모님과 아이, 조부모님과 가족이 함께 편히 와서 쉬어 갈 수 있는 곳 말이다. 가족여행 온 느낌이랄까.


멋진 리조트에서 휴일을 만끽하고 있는 기분이다. 숙박은 집만큼 편한 곳이 없으니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카페 2층엔 레스토랑

카페 1층은 카피 숍이고 2층에는 레스토랑이 있다. 3층과 4층은 루프탑인데 노키즈 존이라 아쉽지만 멀찍이서 바리만 봤다. 어쩌면 3층과 4층은 연인들의 공간으로 해놓는 것도 좋을 수도 있겠다! 부럽지만... 어찌하리오!

2층 레스토랑 앞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주문했다. 홀에는 대기 주문이 길어 포장하는 것이 빠르게 먹을 수 있어서다. 2층 레스토랑 밖에 마련된 공간도 포장 후 식사 좌석이다. 좌석은 눈치껏 차지하면 된다.


2층엔 레스토랑 뒤편으로는 승마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다. 3만 원 이상 먹으면 2만 원, 5만 원 이상 먹으면 1만 원에 체험 가능하다.

일단 밥부터 먹자

고르곤졸라를 너무도 사랑하는 아들은 고르곤졸라가 들어간 꽈뜨로 포르마지오 피자를 새우를 좋아하는 아내님은 통통한 새우살로 만들었다는 새우 로제, 난 파크 프리베 요거트 콥 샐러드!


레스토랑 안에서 먹으려면 꽤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하지만, 자리만 잘 잡고 포장으로 주문하면 15분 정도면 식사가 준비된다고 했다. 선선해지면 야외에서 먹는 것도 운치가 좋을 듯하다. 오늘은 조금 덥긴 했지만 말이다.

가성비에 대한 합리적 검토

가격은 좀 비싼 듯 보이지만 이만한 곳을 운영 유지하려면 이 정도는 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나 레스토랑이나 관련해서 일하시는 종사자가 많아 보였다. 인건비는 곧 고정비다.


잘 꾸며진 공간에 대한 관리비도 우리가 이곳을 즐기고 가는 비용에 포함되어야 하는 대가다. 이곳에 와서 단순히 밥맛을 먹고 가는 게 아니라 자연 경치를 느끼고 더 넓은 잔디에서 아이와 뛰어노는 비용을 포함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내가 사업을 하는 주체라면 당연히 포함할 테니 말이다.

 

이곳에서 식사를 비유하자면 여행 가서 꽤 고급스러운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먹는 정도 수준은 되는 듯하다. 맛있게 잘 먹었다. 테이크아웃을 해서 먹었음에도 충분히 맛있었다. 아들은 평상시 피자를 2~3조각 먹는데 여기서는 피자 8조각 중 6조각을 혼자 먹어치웠다.


현재까지 밥값 5만 9천 원에 승마체험 1만 원. 총 6만 9천 원을 지출했다.

사실 커피까지 먹자니
주문하기가 망설여졌다

밥을 먹고 나니 후식이 먹고 싶어 졌지만 커피 가격만 놓고 보면 망설여진다. 아메리카노가 6천 원이고 다른 음료는 7천 원이 넘어서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서 음료를 따로 주문하지 않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생수로 버틴 이유다.


하지만 후식이 먹고 싶어졌고 결국 주문하기로 했다. 여기서 좀 더 시간을 보내는 자릿세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들과 아내는 레몬 스쿼드와 마카롱을,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다행히 레스토랑을 이용한 고객에게는 아메리카노를 1천 원 할인해줬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5천 원이라면 먹을만하다는 생각했다.

공휴일이라 그래서인지

카페에서 음료와 베이커리를 주문하려는 이들의 행렬은 주차장 입구까지 길게 늘어섰다. 반면 레스토랑은 점심시간이 지나자 한산해졌다.


'역시 이곳은 카페 고객이 많을 수밖에 없겠구나 이렇게 많으니 유지하려면 카페 가격이 중요하겠다. 비싸다고만은 볼 수 없겠다'


기업에서 신사업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가격 책정은 중요한 요소다. 물론 고객이 지불할 만한 합당한 가격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도 기업인으로서 마땅한 책무다.


음료를 마시기 위해 소요된 시간은 50여분... 주문하는데 기다린 시간만 30여분... 그리고 나오기까지 20분... 


오래 기다려야 하지만, 주변 자연 풍경과 내게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다 보면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다. 급할 게 없다. 어차피 이곳에 쉬러 온 것 아닌가!

음료를 마시며
도심 속 둘레길 산책

밥을 먹었으니 좀 걷고 싶어졌다. 카페 뒤로 오르는 길이 나 있는데 그 길을 따라가면 둘레길처럼 잘 닦아놓은 길이 보인다. 둘레길을 걸으며 가벼운 산책이랄까.


곳곳에 의자와 테이블도 잘 마련돼 있어서 숲 속에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승마장이 보이니
아들의 호기심은 승마로 번지고

들이 승마장이 신기한가 보다. 사실 나도 처음 보는 거라 신기하긴 마찬가지다. 승마는 말의 컨디션이 꽤 중요한 종목이라고 했다. 그럴 만도 하다.


아들이 승마클럽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서 애써 못 들은 척하며 동문서답했다. 아들 미안하다.... 승마는............... 미안하다.......

오늘 지출한 총비용

1. 샐러드+리조또+피자 = 5만 9000원

2. 레모네이드+아이스 아메리카노+마카롱 = 1만 5500원

---------------------------------------

총 7만 4500원!

요새는
어딜 가려고 검색만 하면
수십만 원이더라

사실 매주 어딜 가야 하나 고민하며 검색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있는데...


'언제부터 숙박비가 이래 비쌌지....'


요즘은 조금만 괜찮아 보이면 숙박비용이 20만 원 중후 반대다. 호텔도 아니고 펜션인데도 40만 원을 훌쩍 넘는 곳도 많다. 반려견을 동반하여 여행하고자 하면 숙박비는 부르는 게 값이고, 그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요즘이다.


월급은 늘지 않고...

집값은 폭등 해서 점점 더 내 집 마련은 어려워지고 있고...

물가는 점점 치솟고 있다...

없는 사람들은 돈을 모으기 어려운 요즘이다.


그들을 나라가

빚을 내서 주식이다 비트코인이다 일확천금을 노려야 하는 시대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마저도....

공매도 허용으로 주식시장은 개미지옥이 되어버렸고...

비트코인은 나락으로 치닫으며.... 개미들을 불태워버렸다...


매주 어디론가 떠나길 고민하고

가정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 애쓰고 있긴 하지만...

너무 비싸고 화려한 곳을 가려고 하기보다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광화문덕 가이드'를 만들고자 노력중이다.

그냥 푸념이다

돈이 많아서 매주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통해 가정 속 행복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고

여행을 통해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넓어지길 바란다.


어릴 적 부모님은 말씀하셨다.

'너 대학 들어가면 가족여행 가자'하셨던 부모님은

내가 대학 들어가니

'너 군대 다녀오면 가족여행 가자'하시고,

군대 전역하니

'너 직장 구하면 가족여행 가자'하시고...

직장 구하니...

'너 결혼하면 가족여행 가자'하셨다...


그러다 결국

내 인생의 첫 여행은

직장 구하고 나서 얻은 출장이었다...


부모님은

지금은 나이가 너무 들어버리셨다...

나 역시 내가 꾸린 가정을 지키느라

부모님을 더 많이 신경 쓰지 못하는 것도 죄송할 따름이다...


부디 이 글을 보는 분들 중에

나의 부모님 같은 분이 있으시다면

꼭 큰 비용을 들이는 것이 여행이 아니니

어디든 매주 떠나시길 부탁드린다...


어딜 가야하는지 고민은 제가 해드릴테니

괜찮아 보인다면 떠나보실 것을 권한다...

이전 05화 #4. 더러움은 서서히 쌓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