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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Aug 05. 2022

나는 60살엔 어떤 모습일까...

난 가끔 나의 미래의 모습이 궁금할 때가 있었다

10대엔 20대 청년이 되어 있는 나를 상상하곤 했다.

나는 어떤 20살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었다.


20대엔 나의 30대 모습이

30대엔 나의 40대의 삶이 궁금했었다.


이제 40대가 되고 나니

50대의 나의 삶이 기대보단 두려울 때가 많다.

내가 그리는 나의 목표가 너무도 확률적으로 낮기도 해서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

'선한 영향력을 베풀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진 이'가 된다는 것이 말이다.


이번 주는 유독 술자리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내 시간이 술 속에 지워졌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들이니 지워진 것이 아닌

죽은 시간들이라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소중한 이들과의 자리였지만

난 나를 술로부터 지켜내지 못하고

나를 술 속으로 내던져버렸다.


언제나처럼

다음 날 출근길은 지옥길이다.


아픈 속을 부여잡고

주저앉고 싶은 나를 서있도록 하기 위해

두 다리에 들어가지도 않는 힘을 쥐어짜면서

이를 악물고 버티고 서있다.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기에

지하철 문 옆에 있는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비틀거림 속에 노부부가 보였다.


남편과 부인이다.

나이는 80이 넘은 듯보였다.

내 눈 속으로 내가 빨려 들어간다.


'저 나이가 됐을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늙어있을까'

내 안에 내가 갇힌 느낌이다

노인의 모습을 통해 내 모습을 빗대어 본다


술 속에 사라진 내 시간들이 그리웠다

술 속에 죽어버린 내 시간들을 살리고 싶었다.


평상시에는 아주 엄격한 틀 속에서 살려고 애쓰는 나이지만

술에 취하면 술이 술을 먹는 내가 된다.


노인이 된 나를 상상하니.... 

숙연해진다...

최근 내 모습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어젯밤 술에 취해 거친 말들을 쏟아낸 것 같은 불안함...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세지고

내가 믿는 것들에 대해 남들에게 강요하려는 그런 모습...


나는 60세에... 아니 백발이 됐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이제 간을 좀 쉬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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