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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Feb 24. 2024

'실패'•'불가능'이란 단어, 경계해야 할 자기합리화

나는 치열하게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들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이뤄진다
불가능이란 없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이 한 문장을 맹신하게 됐다. 그래서 내게 미션이 주어지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불가능하다는 단어는 하기 싫은 이들의 핑계라고 생각한다. 불가능하다는 것은 세상에 없다고 믿어서다.


내가 생각하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심리는 이렇다.

- 내가 하기 싫다.

- 그냥 귀찮으니 나를 시키지 마라.

- 지금 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

- 레퍼런스가 부족해서 내가 개척자가 되어야 하는데 나는 그렇게까지 하기 싫다.


이렇게 하면 실패해요
실패라 말하지 마라
내가 포기한 거다


난 실패란 단어도 싫어한다. 실패가 아니라, 내가 포기한 것이라 생각한다.


시험에 떨어져서 내가 더 이상 시험에 응시하지 않으면 실패한 거라 말한다. 하지만 계속 응시하면 된다. 정확히 말하면 포기한 거다.


그러면 이렇게 말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자격요견이 있어서 더 이상 시험에 응시하고 싶어도 응시할 수 없으니 실패한 거라고 말이다.


내 대답은 '아니요'다.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시간에 남들 이상으로 노력했느냐를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한다.


어떤 이는 기절하듯 잠을 자면서 몰입하여 해당 시험을 준비한다. 연애할 거 다하고, 놀 거 다 놀고, 잠잘 거 다 자면서 방만하게 준비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치열하게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스톱워치를 이용해 자신이 하루 동안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마저도 체크한다. 스톱워치를 켜고 집중해서 공부한 시간만을 체크한다. 이 때 화장실 가는 시간, 밥먹으러 가는 시간, 집중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시간, 주변 동료들과 수다떠는 시간 등의 경우에는 스톱워치를 일시정지한다.


이렇게해서라도 내가 최선을 다해 시험을 준비했는지를 확인하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의 모든 집중력을 가지고 공부하며 준비했음에도 떨어졌다면, 그건 가 갈 길이 아닌 거다. 그럼에도 그건 실패가 아닌 포기가 맞다. 내 갈길이 아님을 깨닫고 다른 것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니 말이다.


나를 더욱 분석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찾아 그런 열정과 자세로 도전하면 된다.


'그럼 이전에 준비하던 시험에 들어간 나의 노력과 시간이 헛된 거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내 대답은 '전혀 아니다'다. 이전에 그렇게 노력하고 공부한 것들은 나중에 나이가 들면 반드시 써먹을 곳이 생긴다. 그러니 안심해도 좋다고 확언할 수 있다.


내가 노력한 것들,
내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습득한
지식, 기술 등은
반드시 내 인생에 도움이 된다.

 

그것을 의심하지 말길 바란다.


마흔 중반이 되어 살아가면서 느끼는 하루하루의 소회는 경이롭다는 것이다. 나의 20대에 했던 수많은 시도들과 노력, 정성들이 지난 20여 년 동안 내 삶의 순간순간들에 빛을 발하던 때가 많았다.


컴퓨터공학도였던 내가 전혀 다른 길인 기자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글쓰기 책을 내고, 지금은 컴퓨터공학도였던 내 20대의 기억을 더듬어 파이썬 등의 프로그램 툴을 사용해 다양한 코드들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있다.


기자의 길로 전향(?)하려고 했을 당시 난 푸념했다. '난 그동안 전혀 쓸모없는 공부를 했구나'라고. 하지만 어리석었고 시야가 좁았다.


컴퓨터공학도로서 살았던 나의 4년은 문과대 역량을 쌓은 이후 업무에 대해 더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오히려 문과대만 나와 기자를 하는 분들보다 더 IT에 대해서는 더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내게 도움이 됐다.


내가 지금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기반이 되기도 했다. 물론 비즈니스전공이긴 하지만 말이다.


요즘 가상현실이 화두다
두려운 생각이 들곤 한다


1990년대 첫 선을 보였던 '매트릭스' 영화가 곧 현실이 될 것 같은 두려움도 있다. 인간이 기계의 생체배터리로 전락하는 시대 말이다.


'불가능은 없다', '실패는 없다'란 개념으로 살다 보면,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근자감(근본 없는 자신감)이 생기곤 한다.


그리고 모두가 100%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것이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이뤄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가끔 두려워진다.


이곳이 혹시 '매트릭스' 공간은 아닐까에 대한 두려움이다.


내 앞에 있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는 어쩌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 나의 뇌가 기계에 종속돼 뇌신호가 조작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상상에서다.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무서운 미래들


과거에서부터 수많은 미래에 대한 상상을 담은 영화들이 많다. 우리는 그런 장르를 '공상과학'이라고 부른다.


인조인간을 만들어 인간의 뇌를 복제하는 시대, 그리고 복제한 인조인간이 인간의 삶을 이어받아 살아가고, 인간은 죽어 사라지는 시대.


불멸의 삶을 꿈꾸며 나의 DNA를 복제해 배양하고 그를 죽여 내 병든 장기를 대체하는 미래. 그러다 복제돼 배양된 이들이 세상으로 나와 혼란을 야기하고, 복제된 이들이 인간을 살해하고 인간의 삶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시대.


탐욕과 이기심으로 전쟁을 벌이고, 모두가 자멸하는 의사결정을 내려 인간이 종말 한 시대. 태양을 막아 하늘엔 어둠으로 덮어지고, 인간은 지구를 지배하는 AI에 의해 생체배터리로 키워지는 시대.


우리는 저마다 선택을 하고 살아간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어쩌면 매트릭스로 된 세상일 수 있다. 내 수명은 이미 설정된 값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난 그 설정된 값들 범위 안에서 설계된 3차원 모델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 스스로 자유의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쩌면 내게 주어지는 선택이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 역시도 초지능화된 AI에 의해 이미 예측된 값이고 난 그에 의해 조작된 환경 속에서 답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아무런 의심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나이만 들어있는 나를 발견한 적도 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10년 후에 내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의 내게 주어진 퍼즐을 맞춰보려 애쓰고 살아가는 요즘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퍼즐은 우연하게도 조금씩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지기도 하고, 전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퍼즐이 시작되기도 함을 알게 되기도 한다.


그게 사람들은 인생이라 말하기도 하고 운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 아들과 명동 데이트를 나왔다. 이제 또 한 해를 시작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부쩍 마음 한 켠에 짠한 안쓰러움이 생겨 아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이제 10대가 되었고 앞으로 수많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속에서 고뇌하고 갈등하고 선택해야 할 아들의 모습이 안쓰러워서다.


내가 건강하게 아들 옆에서, 아들과 지금처럼 친한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면 좋겠지만 요즘 건강이 조금씩 나도 걱정이 되는 부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요즘 아들 생각만 하면 마음 한 켠이 아려온다.
얼마 전 존경하는 임원 한분과
저녁식사를 하다
이런 말씀을 들었다


"나는 아버지가 중학교 때 돌아가셨어. 그런데 아버지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고 생각한 게, 내가 살아갈수록 내게 주어지는 인생의 숙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 그걸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할 아빠가 안 계시다는 거였어"


내가 아빠로서 아들에게 내가 살아오며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알려주고 싶은데, 아들이 내가 겪은 것과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시행착오를 덜 겪는다면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다.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간다. 아들에게 바라는 것은 아들이 하고 싶은 일을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삶의 개척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 담아 오늘 마음속 울림을 기록으로 남긴다.


- 2024.02.24 토요일, 아들과 명동데이트가 설레는 마음을 담아, 마음속에 떠오른 오늘의 울림들을 쏟아내며... 광화문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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