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강, 죽음의 계곡, 다윈의 바다
40대 후반으로 향하는 지금, 사업을 하는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점점 많아진다.
성공하신 분들도 있고, 악마의 강을 건너고 계신 분들도 있고, 죽음의 계곡을, 다윈의 바다를 건너고 계신 분들도 있다.
죽음의 계곡 (Death Valley)
- 연구개발(R&D) 완료 후에도 실증 및 초기 사업화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많은 기간
다윈의 바다 (Darwinian Sea)
- 양산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마케팅, 판로개척비용 등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기간
출처 : 김길해(2013) (출처 : Osawa and Miyazaki, 2006) 고진감래(苦盡甘來)
사실 악마의 강, 죽음의 계곡, 다윈의 바다를 건너면 그다음은 바로 성장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그야말로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인내는 쓰다!
이미지 출처: 머니투데이, 구멍 뚫은 원조벤처, '죽음의 계곡' 넘은 방법은?(2013.10.11)
엑시트(exit)
그리고 성장 상승곡선을 이어가며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소위 '엑시트(exit)'를 시도한다.
엑시트란 스타트업이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금을 회수시켜 주거나 창업자가 사업에 대한 성과를 거두는 과정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여기서 잠깐, 개념정리 짚고 가자
"스타트업 = 기술창업"으로 재정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기술,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을 하는 것을 '기술창업'이라고 한다.
데이터 측면에서 '기술창업'을 '스타트업'이라고 재정의하고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0만 개 이상이 '기술 창업'을 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2023년 연간 창업기업 수는 123만 8천 개로 집계됐다.
2023년 연간 기술기반 창업은 22만 1천 개로 전년대비 3.5%(7,980개) 감소했으나, 전체 창업에서 기술기반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대비 0.5% p 상승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 연간 기술기반 창업 및 전체창업 중 비중(개, %)
(’ 19) 220,607(17.2) → (’ 20) 228,949(15.4) → (’ 21) 239,620(16.9) → (’ 22) 229,416(17.4) → (’ 23) 221,436(17.9)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기업 동향'(2023)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방식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앞서 살펴봤듯이 스타트업은 초기 VC(벤처 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기업 운영을 진행해 나가며 죽음의 계곡 구간을 돌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VC는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사업을 하는 사모펀드를 말한다.
일단 스타트업의 엑시트 지표를 찾아보기 위해 VC 등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통로인 엑시트는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 전체 스타트업의 2.3%만이 M&A 성공
한국 스타트업의 엑시트 영역은 과도할 정도로 IPO에 편향돼 있다. 전체 스타트업의 2.3%만이 M&A를 통해 엑시트 한다.
- 엑시트 비율, 한국 2.3% VS. 독일 90% 스타트업 생태계 살리는 정기적 활로 찾아야(동아비즈니스리뷰 DBR, 이은서 2023년 10월 Issue)
한국 전체 스타트업 2.3%가 M&A 성공
그렇다면 97.7%인 IPO 스타트업 숫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코스닥시장 상장회사수를 살펴봤다. 누적기준이다.
그럼 매년 IPO에 성공한 코스닥 기업 수는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처참하다. 적게는 50여 개에서 많아야 82개 정도다.
신규로 상장한 코스닥 상장 기업은 2017년에 60곳, 2018년 57곳, 2019년 82곳, 2020년 63곳, 2021년 64곳, 2022년 79곳으로 확인됐다.
매년 생겨나는 스타트업은 200,000개
IPO 코스닥 상장사는 약 70개
한국 스타트업 중 M&A 성공은 단 2.3%
매년 20만여 개의 '기술창업' 기반 스타트업이 생겨난다.
내 주위에도 많은 이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고, 창업해서 엑시트를 꿈꾼다고 내게 말하는 이들도 있다.
서론이 길었다
오늘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샤워를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전하는 삶은 의미 있는 일이다.
나 역시도 끊임없이 도전하며 살아가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이 너무 대규모화되어 의사결정 구조가 느려 대응하지 못하는 분야는 스타트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다. 시장의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다면, 해볼 만하다.
그런데 문제는 '데스밸리' 속 악마의 강, 죽음의 계곡, 다윈의 바다를 지나면서 그 마음이 변질된다.
처음에는 명분과 배짱으로 진입했지만, 악마의 강, 죽음의 계곡, 다윈의 바다를 건너면서 많은 이들이 좌절하거나 포기하거나, 아니면 기존 사업자와 같은 방식으로 '혁신'은 없고 무늬만 남아 '좀비기업'이 되는 것을 목격했다.
사실 실제로 경영 현장에서 업무를 보다 보니 그들의 현실 속 어려움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처절하게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직언'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초심을 되찾기만을 기도하며 응원할 뿐이었던 내 모습을 고백한다.
도전과 도박의 차이
도전과 도박의 차이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처음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도전하는 것은 멋진 일이고, 유의미한 일이다. 더 많은 이들이 도전하며 세상의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초심을 잃는 순간 '나만의 경쟁력', '나만의 아이덴티티', '나만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이도저도 아닌 게 된다.
어디에든 기존 시장에는 강자들이 있고, 그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나눠먹고 있는 사업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내가 이것을 왜 하고자 했는지, 초심을 잃게 되면, 그 순간부터는 이도저도 아닌 게 된다. 내 강점은 사라지고, 기존 사업들과 차이가 없다. 오히려 기존 사업자들보다 더 가치 없는 무늬만 스타트업으로 전락하고 만다.
말 그대로, 도전이 도박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도전은 의미 있는 일이고, 세상의 변화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있는 유의미한 행동이지만,
도박은 말 그대로 '운', '요행', '막연함 속 기대'일뿐이다.
안타깝게도 당사자는 모른다.
도전이 도박이 됐을 때, 당사자는 알지 못한다.
흔히 영화 속 도박판에 앉아 재산을 탕진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들은 말한다.
"조금만 더하면 대박 날 것 같다"
"이번에는 시드(자금)가 부족해서 그랬다. 다음 판에는 총알을 더 구해서 와야겠다"
....
"아...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은데...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도박이다.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혁신이 쉬웠다면 세상 속에는 모든 이들이 혁신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매년 20만여 개의 스타트업이 '엑시트'란 꿈을 품고 도전한다.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연간 IPO에 성공하는 곳은 많아야 70여 곳이다. M&A는 2.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파산하거나 좀비기업이 전락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카피추의 '곽철용의 숲'을 들으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하늘에 날린 아드레날린
한 방에 날린 내 전재산 날린
묻고 더블로 가서 날린
그땐 내가 깡패가 되는 거야~아
육감의 교감으로
한 끗인데 오억을 태워
그땐 내가 깡패가 되는 거야~아~
한방에 날린 내 전재산 날린
묻고 더블로 가서 날린
그땐 내가 깡패가 되는 거야
장마담한테 밑에서 한 장
고니한테 밑에서 한 장
장마담한테 밑에서 한 장
아귀한테 밑에서 한 장
고니한테 밑에서 한 장
이번엔 오땡이
나한테로다 왔습니다
아~~~ 아~~~
이게 무슨~
우후우후우~
헤이!
개~망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