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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r 04. 2016

#43. 충격적이었던 그 날의 브리핑

1시간 가량의 공개 브리핑...잊지 못할 충격을 주다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20**년 *월 *일 오전 경찰서 내에 있는 기자실. 이날은 강력팀장의 브리핑이 예고돼 있다. '살인 미수범 검거' 건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더블 스폰'이란 명칭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드디어 강력팀장의 브리핑이 시작됐다. 사건은 매우 복잡했다. 이야기가 얽히고 섥혀 있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해야 해서 였다. 질문은 꽤 오랜 기간 이어졌다.



 등장인물

◆ 여대생 A 씨(25세 미모의 대학생)

◆ 유부남 B 씨(45세 중견기업 대표 겸 대학교수)

◆ 회사원 C 씨(35세)

사건의 재구성

20**년 *월 *일 오후 1시 30분쯤,여대생 A 씨가 사는 오피스텔 안. A 씨는 남자친구인 B 씨와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A 씨는 의심없이 현관문으로 다가갔다. 문을 조금 열었다. 현관문 잠금장치가 걸려있는 상태였다.


 순간 문 사이로 드라이버가 쑥 들어왔다. A 씨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손 쓸 새도 없었다. 드라이버는 쉴세없이 A 씨를 위협했다. 급기야 잠금장치가 파손됐고 문은 열려버렸다. 여대생 A 씨는 무방비 상태가 됐다.


한 남성 모습을 드러냈다. A 씨는 기겁했다. 얼마 전 이별 통보를 했던 C 씨였던 것이다.


C 씨의 양 손에는 드라이버와 둔기가 들려져 있었다. C 씨는 둔기를 들고 보이는 데로 닥치는 데로 내리쳤다. 자비란 없었다. 이미 이성을 잃은 듯 보였다.


유부남 B 씨와 여대생 A 씨는 격렬하게 저항한 끝 오피스텔을 빠져나왔다. C 씨는 그들을 뒤쫓고 있었다. CCTV 속에 찍힌 이들의 모습은 피범벅이었다. 특히 유부남 B 씨의 머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C 씨는 왜?

한 달 전 C 씨는 여대생 A 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다. 1년 남짓 교제를 해오던 C 씨. 여대생 A 씨와 결혼 이야기까지 주고 받았던 터였기에 갑작스러운 일방적인 통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C 씨는 A 씨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음을 의심하게 됐다. 급기야 여대생 A 씨와 잠깐 만나자고 한 뒤, A 씨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몰래 해제하고 통화기록을 살펴봤다.


그리고 알게 됐다. 자신 말고 자주 통화하는 제3의 인물이 있었음을. 유부남 B 씨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C 씨는 이들에게 원한을 품게 됐고, 이들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C 씨는 치밀하게 준비했다. 인터넷과 공구점 등을 통해 둔기와 수갑, 가스총, 삼단봉 등 온갖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했다. 이후 살인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충격적인 반전

"살인미수 사건입니다. 여자 친구가 헤어질 것을 요구한 후 다른 남자를 사귀자 원한을 품고 이들 두명을 살해하려한 혐의입니다"


강력 팀장의 담담한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 나온 충격적인 브리핑 내용...


"살인미수 혐의 C 씨는 여대생 A 씨의 두번째 연인이었습니다."


'헉... 뭐라고?' 기자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2년 전

여대생 A 씨와 유부남 B 씨의 관계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C 씨와 여대생 A 씨가 교제를 시작한 것보다 1년 가량 앞선 것이다.


당시 여대생 A 씨는 중견기업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유부남 B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이기도 했다. 여기서 A 씨는 비서로 일하며 유부남 B 씨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하지만, 여대생 A 씨는 친구에게 소개팅을 요청했다. 유부남 B 씨와 내연 관계를 이어가면서 소개팅을 해달라고 친구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정신적 사랑에 목말랐을 것이란 게 강력팀장의 추측이었다. 그렇게 해서 만난 사람이 C 씨 였다.

스폰 관계가 흔한가요?

난 강력팀장에게 질문했다. 당시 늘 말로만 듣던 스폰 관계에 대한 사건 이야기는 내게 충격을 안겨줬다. 엄청난 정신적, 문화적 충격이었다.


"여기에서 스폰 관계에 따른 고소고발 사건은 흔한 경우입니다." 강력팀장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그렇다면 이번 건은 왜 브리핑까지 하셨나요?" 난 정말 궁금했다. 뭐가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브리핑까지 했는지 알고 싶었다.


"살인미수건도 그렇고 수상한 삼각관계라는 부분에서 궁금해 하실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 브리핑하게 됐습니다."

유부남 B씨는 간통죄 아닌가요?

경찰은 이 답변에 얼버무렸다. 기자들이 답변을 촉구하자 "아내분이 간통죄로 고소하지 않는 이상 처벌할 수 없습니다."라고만 답했다.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아내는 유부남 B씨가 내연녀랑 바람나서 이런 험악한 꼴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그 부분은 개인 신상과 관련된 부분이라 더이상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유부남 B씨 아느 병원에 있나요? 내연녀랑 같은 병원에 있나요?"


"그 부분도 개인 신상과 관련된 부분이라 더이상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참 세상 더럽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이었다. 하지만 스폰 관계가 분명함에도 그 남자는 피해자일 뿐이었다. 아내만 모른다면 말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정말 궁금해서 묻습니다.

"스폰 관계 성립은 어떻게 이뤄지는 건가요?"


"보통 스폰이라고 하면 보통 오피스텔을 구해주거나, 차를 사주는 게 전제 조건입니다. 집이나 차는 남자가 관계를 맺고 싶을 때 언제든 할 수 있는 장소 제공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


이날 경찰서 기자실에서 들었던 브리핑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잊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물론 이후에는 더 충격적인 사건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잔인한 사건들... 보도하기조차 어려운... 그런 잔인하고 엽기적인 사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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