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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Aug 23. 2015

#13. '72초TV' 도전기(상)

"도전하라"는 팀장 지시...운명이라 생각했다

용기없는 내게 찾아온 우연

요즘 핫하다는 72TV 촬영에 참여하게 됐다. 내게 이제 라디오 틀을 벗어 영상  시기  것이다.


참여하게  사연은 이렇다. 얼마  웹서핑을  기자 역할을  현직 기자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다.   도전해볼까란  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회사의 허락을 구할  있을까'란 걱정 카메라 앞에 서는  자체도 버거  '발연기라도   있을까'란 두려움 때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라고 판단했다. 


결정적으 캐스팅 마감일이 지난 상태였다. 웠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해프닝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 그리고 그날 하고 다음 날 오전 했다. 여느 ...


추천합니다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 장의 카톡 메시지가 하나 날아왔다. 뭔가 해서 살펴. 부팀장 선배 72초TV 모집 공고 글을 팀방에 공유했고 팀장이 내게 도전해보라고 등을 밀었다. 팀방은 순식간에 나를 하는 분위기가 됐다. 


그동안   멍석을 깔아주면 도망가는 겁쟁이였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해보' 의욕이 생겼다. 하늘이 주신  기회 같았다.


 겠다고 했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오디오 파일과 사진을 첨부해 했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녹음했다. 휴대전화로. 휴대전화에 있는 사진과 함께 녹음파일을 이메일로 전송했다. 간략한 지원동기와 함께 써서 보냈다.

바쁘다 바빠

집에 도착해 1시간가량 자고 일어났다. 이날은 기자의 글쓰기 벙개  날이어서 오후 4시까지 광화문에 가야 했다. 그에 앞서 3시쯤에는 출판사 과장님과 간단히  예정돼 있었다. 그리고  7에는 요즘 내가 프로그램 코딩을 좀 하고   일로 괴롭혔던 대학 후배에게 저녁을 사주기로 했다. 


늘 이렇게 정신없이 사는 것은 아니다. 숙퇴한 다음날은 보통 육아를 하는 날이다. 그런 날은 근무가 1주일에 3  아내가 처가댁에 내려. 시간을 개서 약속들을  것도 이 때문이다. 아내가 집에 있을 때는 육아를 해야 하는데 처가댁에 가 있으니 외부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요즘 고민이 많다.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아이가 생기고 나니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해서라도  스트레스를 주는  줄여야 한다.

따르르르릉

오후 2시쯤 휴대전화가 울렸다. 72초TV라고 했다. 오늘 오후 5시 전까지 면접을 보러   있느냐고 내게 물었다. 당장 가겠다고 했다. 사무실 물으니 '삼성동'. 지하철 노선도를 찍어보니  50분가량 걸리는 거리였다. 왕복이면 3 출판사 미팅과 4 기자의 글쓰기  모두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선택해야 했다. 정말 하고 싶었지만,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실망하게 할 수 없었다. 양해를 구해보기로 했다.


72초TV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내일 아침 일찍 면접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 사실 안된다고 답을 받고 놓쳤으면 정말 많이 후회했을 것이다. 행이라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장의 배려로 삼성동으로 출근했. 감독님  분이  반겼다. 뻘쭘하지 않게  대해줬다.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지원 이유와 대본 읽기를 했다. 내 역할은 기. 평소 모습대로 하면 되는 라고 . 별도의 연기가 없어도 된다고 했다. 안심했다. 발연기라도 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은 덜었다.


면접이 끝나갈 무렵 72초란  궁금했다. 면접 보러 온 인터뷰이가 인터뷰어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건방지게도... 감독님이 당황했고  다시 인터뷰이로 돌아갔다.

떨어지면 회사 망신인데...

면접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했다. 오후 5시가 넘었다. 저녁 6시가 됐다. 휴대전화는 울리지 않았다. 팀장이 퇴근하면서 마디 했다. "떨어지면 망신인데"라고...  최선을 다했다는 대답으로 뻘쭘함을 대신했다. 사실 걱정이 되긴 했다...... '분명 면접 분위기는 좋았는데....'

저희와 함께해주시겠어요

마음을 비우고 집에 도착할 때쯤 통과 전화가 왔다. 아주 조심스럽고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목소리로 감독님은 말했다. 함께 해주시겠냐고. 전화 너머로 달콤한 멜로디가 흐르는 것 같았다. 정말 기뻤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쁨이었다. 정말 오랜이었다...


사실 전화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난 면접 봤던 것을 잊어버리고 싶었다.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퇴근하고 집에 가서 잘 생각만 했다. 전날 밤샘하고 3시간밖에 못 잔 터라 피곤이 누적돼 있기도 했다.

네! 당연하죠

  감추며 점잖게 답했다. 그렇게 전화를  숨 고르기   팀장께 보고했다. "통과됐습니다. 모레 바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라고.


문득 이런 걱정이 들긴 했다.


불볕더위특보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장에 흰 와이셔츠를 입어야 하는데 곁땀(겨드랑이 땀)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면 어쩌지...

밤샘한 뒤 숙퇴한 뒤 촬영을 해야 하는 데 바보처럼 나오면 어쩌지..


이런 생각들...


하지만 걱정보다 설렘이 더 컸기에 빨리 촬영일이 왔으면 했다.

'72초TV' 도전기(하) 편에 계속...
에필로그

사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 그냥 지질한 수험생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믿는 대로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미래의 제 모습이 기대됩니다. 거창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말이죠.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어떻게 잘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팀장이 멍석을 깔아주지 않았다면, 전 아주 많이 후회했을 것입니다. 마음속으로는 하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어서 포기하려고 했으니 어리석었던 거죠.

늘 마음 속에 '후회하는 삶은 실패한 삶이고 실패한 삶은 성공한 삶이다'란 말을 새겨두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제 자신이 좀 한심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용기없는 저 자신에 대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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