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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존 Jun 15. 2021

아이고 수달아 서울말씨를 쓰면 어떡하노

동백꽃 필 무렵(19)

 서울태생 어머니와 서울태생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우리 바깥양반은 말 그대로 서울처녀다. 그래서 서울말씨가 이따금 드러나는데, 특히 저린다고 할 때는 반드시 재리다고 한다. 그리고 이따금 "~그등"이라고 말하는데, "거든"이 아니라 정말로 "그등"이라고 발음을 한다거나, 집에서 써 온 말씨를 그대로 쓰는 것이다. 


 나는 본래도 크게 튀는 사투리가 없는 충청도 사람이라 딱히 구사하는 방언이 없다. 충남에서 좀 서해쪽으로 빠지면 거기서 쓰는 갱개미(가오리)라거나 긔(게) 등 외가에서 듣는 말을 좀 이해하는 정도다. 대전 자체가 그 옛날로 치면 두 철도가 마주치며 생긴 신도시였던 터라. 아 대전에선 옛날에 수고했다는 말을 "욕봤어."라고 했는데 요즘도 그러려나.


 어쨌든 이것도 동백이가 생기면서 내가 자주 놀릴거리가 되고 있다. 바깥양반이 서울사투리를 쓰면 내가 곧잘 따라하고 놀린다. 그러면서 동백이에게도 가르칠 것이냐고 물으면 늘 그렇듯 바깥양반은 위풍당당 그렇다고 말한다. 하기사. 사라지게 두는 것보단 낫지. 수달이는 과연 동백이에게 어떤 언어를 가르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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