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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존 Jul 29. 2021

Check in : 영월 양식당 살롱드림

#Place 03. 영월 토산품 맛과 향이 가득한 워 뗘 퀴진

“살롱 드 림…이라고 간판에 써 있던데, 쉐프님이 임씨인가?”

“응 임송이 쉐프래. 1인 레스토랑이라 아직은 작게 하나봐.”

“아하. 대박.”


 사전 정보 없이 찾아가 대기명단에 이름을 적자 50분도 안되어서 연락이 왔다. 바로 옆 카페에서 대기하던 우리는 카페에서 나오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살롱 드 림. 임 쉐프의 식당. 영월에서 이름난 양식당인데 이름도 재미있고 가게의 외관도 재밌다. 이발소를 리모델링한 것인 양, 앞에는 회전식 등이 팔팔 돌아가고 있고, 발로 열라는 등, 이런저런 아기자기함이 가득.


 그런데 가게 안은 또 조금 본격적인 분위기다. 스테이크도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고, 와인 클래스도 운영한다. 이야! 1인 레스토랑 치곤 바쁘게 가게를 꾸려나가시는구나.


 실제로 살롱드림은 금새 들어찼다. 오후 12시 20분에 네개의 테이블이 만석. 아름다운 센터피스를 감상하며 미리 주문해둔 메뉴를 기다리니 금새 식전빵이 준비되었다. 오일은 레몬올리브였다.

 빵을 직접 구우려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호밀이 조금 섞인듯한 빵은 부드럽고 레몬올리브와 잘 어울렸다. 한개의 빵조각을 채 다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미리 전화로 주문해둔 메뉴가 나왔다.


 프로슈토 트러플 크림파스타, 곤드레 비프 크림 리조또, 트러플 프렌치 프라이.

 야 근데 세 음식이 또 드물게 훌륭하다. 슈스트링 사이즈의 프렌치 프라이는 단돈 3500원인데 트러플향과 함께 즐기기 좋았고 올려진 치즈도 이내 잘 녹아서 감자에 엉겨들어온다.


 곤드레 비프 리조또는 곤드레 외에도 단호박 등 영월의 식재료를 그대로 쓴 듯한데, 결정적으로 스테이크 위에 구운 고추가 토핑되어 있어 음식의 풍미를 한껏 올려주고 있다. 리조또에, 스테이크에, 토핑에 간 치즈까지 꽤나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요리인데 이게 고작 15000원이라니. 그러나 맛보다도 더 중요한 건 곤드레향 가득한 리조또와 부드러운 안심스테이크, 모든 게 완벽한 맛이다.


 게다가 프로슈토 트러플 파스타 쪽은, 대파가 달고 향이 좋다. 이쪽도 신선한 토산품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안그래도 대파를 좋아하는 내가 콕콕 집어서 먹는 동안 프로슈토는 바깥양반이 재빠르게 챙겨드셨다. 이야 이거 훌륭하네. 트러플의 향과 함께 올라오는 대파의 아삭 달달함, 그걸 감싸는 크림의 향긋한 짭쪼름함에 파스타의 탱글함이라니

 음식이 거의 동나가자 그때부턴 식전빵을 크림소스에 담가 싹싹 긁어먹을 차례다. 곤드레와 대파, 애호박과 버섯이 소스의 맛을 입었다면, 거꾸로 크림소스 역시 그 모든 재료의 향을 담고 있을 터, 깔끔하고 신선한 크림소스에 빵을 묻혀 먹는 것으로 깔끔하게 피시니.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 게다가 여기에서 와인에 스테이크도 즐겨보고 싶은 마음 듬뿍. 영월을 떠나는 날 방문해도 좋겠다 싶다. 점심 식사로도 이런 감동을 줬는데, 저녁 메뉴는 또 얼마나 훌륭할 것이야.


 아침으로 둥지냉면을 둘이 나눠먹어서 충분히 배가 차지 않았던 참에도, 세가지 요리로 배가 빵빵해졌다. 그러고도 총 금액이 33,500원이라니. 아니 정말, 이렇게 맛으로도 가격으로도 횡재한 기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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