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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화 Apr 06. 2020

연극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연극의 4요소(1) 희곡

연극적 기법은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연극코칭(Play Coaching)이란 연극적 개념과 기법을 활용한 코칭이다. 즉 '초목표', '메소드 연기', '이중적 현존' 개념과 '희곡 창작 기법', '무대 연출 기법', '배우의 연기 기법', '작품을 매개로 한 관객과의 소통 기법'을 활용한 코칭이다.


연극코칭에 활용되는 연극적 기법을 살펴본다. 연극적 기법은 '연극적 요소를 연극 공연에 적용하는 기술 및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극적 기법은 연극적 요소와 직결된다. 연극적 요소 역시 연극적 개념처럼 매우 다양하며 몇 가지로 제한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희곡, 무대, 배우, 관객을 연극의 4요소라고 한다. 따라서 연극적 기법이란 희곡, 무대, 배우, 관객을 연극 공연에 적용하는 기술 및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희곡은 극작을 통해 적용되고, 무대는 연출을 통해 적용되며, 배우는 연기를 통해서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관객은 연극이라는 공연을 매개로 하여 소통하는 대상으로 적용된다. 이렇듯 연극의 4요소가 갖는 역할과 의미에 초점을 두고 각각 극작, 연출, 연기, 소통으로 연결하여 정의하면, 연극코칭에서 말하는 연극적 기법은 '희곡 창작 기법, 무대 연출 기법, 배우의 연기 기법, 작품을 매개로 관객과 소통하는 기법’을 뜻한다. 




'희곡 창작 기법'을 삶에 적용한다면?



먼저 희곡에 대해 알아보자!


'희곡'이란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연극 대본을 말한다. '시나리오'는 주로 영화의 대본을 일컫는다. 희곡이나 시나리오는 연극, 영화의 구분을 떠나서 외래어 ‘드라마’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같은 개념의 '극(劇)'으로 통합시켜 부를 수도 있다. 이때 ‘극’으로 쓰이는 ‘드라마’는 그리스어 ‘드란(dran)’에서 비롯된 말이다. ‘드란’은 ‘행동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드라마나 극에는 '행동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결국 드라마와 극을 비롯해 희곡, 시나리오는 공연이나 영상 예술을 목적으로 배우가 '행동하기 위한 기본이 되는 글, 대본(臺本)'을 뜻한다. 따라서 희곡 창작 기법은 '배우가 행동하기 위한 글을 창작하는 기법'이다.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인생'이라는 연극을 하는 우리에게 적용시켜 본다면,


희곡 창작 기법은 우리가 인생에서 맡은 역할을 연기하기 위한 대본을 창작하는 기법이다. 맡은 역할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글로 창작해보는 일이다. 인생초목표가 설정되어 있고, 역할에 따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면 그런 사람답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대본이 필요하다. 인생의 대본은 인생초목표와 역할 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좋은 지침서다.





어쩜 그럴 수가 있냐?
vs.
어쩌면 그럴 수도 있지!


처음 코칭을 배울 때 나도 모르게 내뱉던 대사를 발견한 적이 있다. 내 기준에서 벗어나고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왜 저러냐?', '어쩜 그럴 수 있냐?', '어떻게 사람이 저러냐?'를 연발했다.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할 때 짜증내고, 답답해하고, 급기야 비난하는 나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잘 이해하고, 마음이 넓고, 아량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만약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이라면 내 기준에서 벗어나고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다른 말을 해야 했다. 다시 비슷한 상황이 오면 다르게 행동해야 했다. 코칭을 받으면서 결정적 순간에 내가 하고 싶은 말들로 대본을 고쳐 썼다.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겠네!', '뭔가 사정이 있겠지!'... 내 입으로 당장 내벹기에 아주 낯선 대사였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10년이나 지난 지금은 완전히 잘 이해하고, 마음이 어마어마하게 넓으며 언제나 아량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때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사피어-워프(Sapir-Whorf)의 가설(*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는 언어결정론(linguistic determinism)적 입장의 주장)이 현재에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적어도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분명하다. 후배에게 높임말을 할 때와 반말을 할 때 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직업 앞에 '여'를 붙이거나, '처녀작', '리벤지포르노' 같은 성차별적 언어 표현 대신 직업에 따로 성별을 붙이지 않고, '데뷔작', '디지털성범죄'라는 표현으로 바꾸려는 노력도 좋은 예다. 다른 말로 바꾸는 노력은 단순히 말 그 자체를 바꾸는데 그치지 않고 말과 관련된 생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무심코 쓰던 말을 의식해서 다른 말로 바꾸는 노력 자체가 변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method)이다.


실제 배우들도 처음 받는 대본은 낯설기 마련이다. 간혹 실제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인물을 연기할 때 수월한 면도 있지만 완벽히 나와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 경우는 없다. 다른 인물처럼 말하고 행동하면서 다른 인물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인생'이라는 연극을 하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으로 변화하고 싶다면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NG를 반복하면서 OK 싸인을 기대한다면 신뢰받는 배우가 될 수 없다. 인생초목표와 역할 별 목표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인생'이라는 연극을 하는 주인공이다. 우리는 배우이자 감독이면서 대본을 쓰는 작가이다.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내가 창작할 수 있고, 내가 수정할 수 있다. 작가가 창조하고 싶은 인물이 대본에서 탄생하듯이 우리가 되고 싶은 모습도 인생 대본에서 탄생한다.




인생이 연극이라면 생각해 볼 것들(1) 초목표

인생이 연극이라면 생각해 볼 것들(2) 메소드 연기 

인생이 연극이라면 생각해 볼 것들(3) 이중적 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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