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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화 Apr 18. 2022

2-2. 두 번째 습관 사례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두 번째 습관







 두 번째 습관 질문 중에, '태화님의 사명서는 어떻게 생겼나요?'가 있었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공개합니다. 이럴 때는 저의 초라한 구독자 수가 참 다행스럽습니다. 네다섯 번째 줄은 왜 저렇게 번졌냐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아닙니다. 절대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습니다. 사명서를 쓰는 게 그 정도로 감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접어서 가방에 넣어왔는데 물이 새서 젖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접힌 부분만 젖어있어요. 그렇다고 자세히 보지는 마세요.


 저는 2007년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하 7H) 워크숍에 가서 처음 사명서를 작성했습니다. 진지하게 인생의 끝에 대해서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의 형태로 사명서를 작성했습니다. 사명서를 쓰자마자 제가 변했을까요? 굉장히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지만 큰 변화가 시작된 것은 2년 뒤, 2009년이었습니다. 2009년에 어머니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직간접적으로 죽음을 경험할 때 크게 변화한다는 연구 결과에 저도 동의합니다. 그때 사명서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다짐들을 다시 보니 부끄러웠습니다. 장례식을 치르고 한 동안, '이제 어떻게 살래?'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효도해야 한다는 생각은 좋은 핑계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럴 수 있는 존재 한 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어떤 아들로 기억되었을까요?

 수많은 조직에서 사명서 작성 강의나 워크숍을 진행해봤습니다. 저를 만난 사람들의 인생이 다 획기적으로 변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살던 대로 살고 있겠지요. 그런데 언젠가 그 사명서가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움직이고, 그 사람이 새로운 마음을 먹고, 변화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시도를 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일하는 이유이자 저의 사명입니다. 제가 사명서 작성을 돕지 않았지만 가까이에 또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기사 중에 아래 내용을 먼저 보여드릴게요.

- 네오사피엔스를 창업한 계기가 있다고 하던데,

"퀄컴코리아를 2017년 8월 퇴사했다. 이보다 1년 앞선 2016년에 내 몸에 큰일이 생겼다. 갑자기 심경근색이 와 크게 고생했다. 한 달간 회사에 못 갔다. 내가 미국에 등록한 특허가 40개나 된다. 논문도 20편이나 썼다. 총 인용 횟수가 2400건 정도 된다. 육체적으로 큰 일을 당하고 보니 죽기 전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에디슨이나 테슬라 같은 업적이 있나? 하고 되돌아봤다. 기술이나 산업은 누군가 선도적인 걸 발표하면 쭉 끌려간다. 이런 걸 많이 봐왔다. 나도 엔지니어로서 무언가 선도적인 걸 내놓고 싶었다. 와, 이런 제품을 김태수라는 사람이 만들었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박사 받고 기업에서 10년간 일했다.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네오사피엔스를 창업했다. 당시 내 나이가 40이었다."


 2021년 1월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네오사피엔스에 합류하는 것이 결정되기 전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네오사피엔스에 합류할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할 때였습니다. 저는 HR Generalist 보다 조직문화나 리더십을 다루는 Specialist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게 외부 컨설턴트 입장에서 태수님을 종종 만났습니다. 그날도 인사, 조직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을 듣고 제가 자문하는 교수님께 공유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대화 중에 이 말을 태수님 목소리로 처음 직접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기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날은 자녀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아이들한테 어떤 아빠로 기억될까?’, ‘내가 만든 서비스를 보면서, 우리 아빠가 이거 만들었어! 하면 의미 있을  같다 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코치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질문입니다. 그런데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답을 찾고, 심지어 실행에 옮기는 사례는 흔치 않다는  알고 있었습니다. 태수님이 그런 생각으로 창업까지 하셨다니 후배로서 괜히 자랑스러웠습니다. 교수님께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그런 철학을 가진 분이라면 제가 조직에 들어가서 함께 문화를 만드는 것도 좋을  같다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기꺼이  미션을 실현하는데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에게 이보다 좋은 사례는 없을  같습니다. 회사의 미션, 비전, 공유가치가 그냥 좋은  대잔치처럼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진짜입니다.




네오사피엔스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고 싶다!


 채용 과정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같이 만들고 싶다는 진심으로 네오사피엔스에 합류한 모두가 좋은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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