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스타트업의 세 번째 습관
지금 글을 읽고 있는데 전화가 울리면 어떻게 할 건가요? 전화를 받을 건가요, 받지 않을 건가요? 물론 누구한테 걸려온 전화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럼 누구한테 걸려 온 전화라면 받고, 누구한테 걸려 온 전화라면 받지 않을 건가요? 혹시 어떤 전화도 받지 않고 계속 이 글을 읽을 건가요? 이 글은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또 긴급한 일인가요?
타임 매트릭스를 주제로 강의할 때 종종 연기를 했었습니다. 사분면에 대해서 한참 설명하다가 전화받는 연기를 하는 거죠. 3사분면이 어쩌고 저쩌고 떠들다가 말을 멈춥니다. '잠시만요'라고 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습니다. 전화기를 꺼냅니다. 누구한테 걸려온 건지 확인합니다. 전화받는 제스처를 하고 전화를 받습니다. '여보세요'라고 하지 않습니다. 조금 다급한 마음으로 '아, 네네'라고 합니다. 상대의 말을 끊고 지금 강의 중이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하는 것까지 보여줍니다. 이 정도쯤 하면 거의 100% 믿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얘기하죠.
지금 이렇게 전화를 받는다면 어떨까요? 네, 실제로 전화가 온 건 아닙니다. 잠깐 연기를 했습니다. 속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지금 전화를 받는 것은 어떤 사분면에 해당하는 일일까요?
전화가 울리는 것은 자극입니다. 전화를 받느냐 마느냐는 반응입니다. 잠시 첫 번째 습관에서 다뤘던 자극과 반응 이야기를 다시 하겠습니다. 우리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습관 1~3이 아래와 같이 연결된다고 했습니다.
습관 1 : 자극이 주어지면, 멈추고-생각하고-반응을 선택한다.
습관 2 : 자극이 주어지면, 멈추고-끝을 생각하고-반응을 선택한다.
습관 3 : 자극이 주어지면, 멈추고-끝을 생각하고-소중한 것을 먼저 한다.
그럼 제가 강의할 때 전화가 울리는 것으로 적용해보면 이렇게 되겠네요.
습관 3 : 전화가 울리면, 멈추고-강의의 끝을 생각하고-전화를 받을지 말지 선택한다.
저는 강의가 어떻게 끝나길 원했을까요?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어떤 강사로 기억되고 싶었을까요? 저에게 주어진 강의시간에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강의가 어떻게 끝나길 원하고, 어떤 강사로 기억되고 싶은지, 제가 원하는 결과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준으로 전화를 받는 반응을 할 것인지, 전화를 받지 않는 반응을 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강의를 예로 든 것은 답이 뻔합니다. 전화를 받지 말아야죠. 혹시 강사에게 무슨 큰 일이라도 나서 전화가 올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그 정도 일이면 강사가 전화를 안 받아도 문자가 수십 통씩 올 겁니다. 강사가 강의 중에 전화를 받으러 나갈 만큼 소중한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조금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자녀에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 상황입니다. A, B 두 교육이 있습니다. 두 교육은 일정이 같아서 하나의 교육에만 보낼 수 있습니다. A는 인성 교육입니다. B는 학업과 관련된 교육입니다. 어느 교육에 보내겠습니까? 이번 예시에서는 여러분의 창의력을 자제해주길 바랍니다. C 교육은 없습니다. A, B 다 안 보내겠다고 하는 것도 안됩니다. 두 교육 중에 무조건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어떤 교육에 보내겠습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지나요? 몇 학년인지 따져야 하고, 수능이 얼마나 남았는지 고민이 될 수도 있겠네요. 기간이나 타이밍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그것은 '긴급성'의 우선순위를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긴급성과 별개로 '중요성'은 어떤 가요? 인성과 성적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기한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무엇에 더 가치를 두나요?
다른 질문입니다. 10억이 생긴다면 1년 동안 감옥에 들어갈 수 있나요? 강의 중에 질문을 하면 다른 질문이 쏟아집니다. 10억을 미리 주나요? 1년 뒤에 주나요? 무슨 죄를 짓고 들어가는 건가요? 기록에 남나요?... 웃프죠. 자기 한 몸 고생해서 가족들 집 걱정 덜어줄 수 있다면 갔다 올 수 있다고 하시던 분도 기억납니다. 제안은 자극입니다. 감옥에 갈지 말지는 반응입니다. 어떤 반응을 선택할지는 어떤 결과를 원하는가에 달렸습니다. 이 질문은 실제로 2015년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입니다. 아래 헤드라인에도 보이지만 고등학생 56%가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습니다. 지금은 몇 퍼센트나 가겠다고 응답할지 궁금하네요. 금액이 너무 적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긴급성'과 '중요성'이 완전히 다른 개념이란 것도 알고, 두 요소에 따라 타임 메트릭스의 사분면이 나뉘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의 이슈를 타임 메트릭스에 적용하라고 하면 혼란스러워합니다. 긴급성은 시간의 문제입니다. 중요성은 가치의 문제입니다. 얼마나 긴급한가는 기한에 따라 정해집니다. 얼마나 중요한가는 가치관에 따라 정해집니다. 가치관은 무엇에 더 가치를 두느냐입니다. 가치에 대한 관점입니다. 가치관은 정답이 없습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중요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에 가치의 우선순위를 판단해야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나요? 당신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나요?
우리의 가용 자원은 한정되어있습니다. 자원은 시간, 체력, 돈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지난 편에 소개했던 영상을 보셨다면 아래 장면이 기억날 겁니다. 투명한 그릇은 가용 자원을 의미합니다.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보여줍니다.
위 영상에서 투명한 그릇을 시간으로 본다면 한정된 시간에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너무 뻔한 이야기죠. 영상의 결말이 식상하다면 다음 질문에 대답해보시길 바랍니다. 먼저 아래 장면을 보겠습니다. 한정된 시간이라는 그릇에 소중한 것, 즉 큰 돌을 먼저 넣고 작은 돌을 나중에 넣었습니다. 작은 돌을 먼저 넣었을 때 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 질문입니다. 아래 장면에서 작은 돌이 그릇 위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한정된 시간을 비유하는 그릇의 용량을 초과한 것입니다. 만약 투명한 그릇을 하루라는 시간으로 본다면 24시간 안에 하지 못한 일이 남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 초록색 작은 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옆에 있는 빈 그릇은 내일에 해당합니다.
혹시 초록색 작은 돌을 내일이라는 빈 그릇에 옮겨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틀렸습니다. 초록색 작은 돌은 버려야 합니다. 튀어나온 초록색 작은 돌은 3,4 사분면에 해당됩니다. 오늘 시간이 남으면 해도 괜찮지만 다음 날 계획해서 할 일은 아닙니다. 아깝단 느낌이 들고 미련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게 심해지면 모든 게 중요해 보인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버려야 합니다.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쓰느냐로 효율성과 효과성이 결정됩니다. 여러분의 시간, 체력, 돈을 정말 가치 있는데 쓰고 있다면 가치관에 맞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시간, 체력, 돈을 쓰고도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 번째 습관은 가치관과 직결됩니다.